[촌부의 단상]
봄인듯 아닌듯...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이라는 옛말이
입에서 나올락말락인 요즘의 산골날씨...
어제도 종일 이슬비가 추적거리며 내렸다.
두어번 내린 비에 제법 양이 늘어난 집옆
개울물의 흐르는 소리가 이제는 멀리서도
들려온다. 개울물 소리도 계절별로 다르게
들린다면 누가 믿을까 모르겠지만 촌부는
구별을 한다. 개울가에서 오래 살다보니...
봄의 소리는 나지막하고, 여름의 소리는
거칠고 거세며, 가을의 소리는 차분하고,
초겨울의 소리는 차갑게 들린다. 그리고
한겨울은 얼음에 갇혀 소리없는 침묵이다.
이렇게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으니...
아침이면 아직 지붕위에 하얗게 찬서리가
내려앉는 산골이다. 다른 고장에서는 꽃이
만발하여 좋다는 소식들인데 산골에서는
아침과 저녁에 잠시지만 난로에 장작불을
지핀다. 4월인데 무슨 난롯불을 지피냐고
하겠지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찬공기에
밤새 조금 서늘한 집안이 훈훈해진다. 특히
비가 내리거나 습한 날에는 난롯불을 잠시
지피면 뽀송뽀송하여 참으로 느낌이 좋다.
이미 봄은 왔는데 봄이 아닌듯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