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무엇을 심어볼까?
꽤 오랜 가뭄끝에 비가 제법 많이 내렸다.
봄과 함께 내린 이번의 비는 단비였는데
질긴 겨울을 잠재우고 봄을 깨어나게 했다.
힘겹게 더디게 오는 산골의 봄은 오자마자
뭐가 그리 바쁜지 급하게 변모시키고 있다.
민들레 잎사귀는 새끼손가락만큼 자랐고
물을 좋아하는 머위도 꽃을 피워 뽐내고...
따뜻한 한낮 햇볕으로 기온이 급상승하고
40mm에 가까운 비가 내려서 촉촉해지고
얼었던 땅이 녹아 식물들 급성장을 돕는다.
겨우내 못맡았던 흙내음이 너무나 좋다.
밭에 나가 보았다. 아무것도 없다. 훵하다.
지난해 가을걷이를 하고 비워둔 밭에다
머잖아 다시 녹색옷을 입혀 주어야 한다.
올해는 어떤 작물을 심어 밭을 채워볼까?
지난해같은 시행착오는 겪지말아야 한다.
심는 작물은 물론 밭의 위치도 바꿔볼까?
채소위주에서 가을걷이 할 수 있게 해보자.
쌈채소 몇종류와 고추, 오이, 호박으로 하고
쥐눈이콩, 야콘, 돼지감자, 도라지가 좋겠다.
밭이 넉넉하지 않으니 있는 밭을 알뜰하게
활용하고 우리가족이 자급자족할 정도면
충분하다. 욕심이 과하면 문제도 생기니까.
농사가 주업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야겠다.
오늘도 지붕위에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았다.
밭에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으려면 아직
한달 가까이 더 있어야 하지만 봄비가 내려
촉촉해진 밭을 보니 벌써 마음이 바빠진다.
아귀도 심구 문어도 심게
대지는 엄마의 품이라 뭐든 불려 줄거라네
대신 정성이 더해져야겠지
수확땐 부르게 한병의 술은 내가 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