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술 한잔하기 좋은 밤...
눈이 펄펄 내리는 저녁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왔다.
뒤를 따라오는 것은 내 발자국이고
앞서가는 것은 흩날리는 눈발이었다.
눈발이 점점 굵어지며 밤은 깊어만 가고
함박눈으로 변하여 펑펑 내리고 있었다.
나뭇가지에는 하얀 눈꽃이 만발하고
장독대도 축대도 하얗게 옷을 갈아 입혔다.
깊어가는 겨울밤,
바깥에는 하얗게 눈이 내려 쌓이고
집안 난로에는 장작불이 활활 타고 있는데...
이런 날은 술 한잔하기에 딱 좋은 밤이다.
"날씨도 그렇고 기분도 그런데 술 한잔하세."
"안주를 뭘로 해드릴까? 마땅치가 않은데..."
"간단하게 한잔하려는데 무슨 안주..."
"안주도 없이 무슨 술, 쪼매 기다려보소!"
잠시후 매콤 달콤한 모듬전 강정을 내왔다.
이렇게 아내와 함께 한잔 술을 즐기는 것도
나름 운치도 있고 술맛이 좋기는 하지만
가끔은 친구들과 지인들과 이야기 나누며
술잔이 오가는 그런 정겨운 술자리가 그립고
때로는 왁자지껄 걸죽한 입담들이 오가는
사람냄새 진하게 풍기는 그런 술판이 그립다.
눈이 내리는 겨울밤,
술 한잔을 하다보니 생각이 깊어진다.
도시의 친구들과 지인들이 많이 그립다.
혼자 마시는 술잔에 그리움도 타서 마셨다.
●간밤에 내리던 눈은 그쳤다. 제법 많이 왔다.
아침기온은 그다지 낮지않은 영하 5도...
뭐 이 정도쯤이야 하며 오늘을 시작해본다.
한잔 술도 독설을 얹어 주는 생태(?)에
안주 챙겨 주는 내자가..아직도 있어
그 술 한잔이면 풍진 세월이 덧 없진 않겄다
내 추억도 그 잔 속에 머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