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봄이다, 봄...
2026년 4월 19일 일요일
음력 丙午年 삼월 초사흗날
휴일 아침,
산새들의 지저귐 소리가 참 정겹다.
우는 것인지, 웃는 것인지, 우리네 사람들처럼
서로의 소통을 위해 말을 하는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녀석들의 이 지저귐은 자연의 소리라서
우린 봄날의 정겨움으로 들리는 것이라서 좋다.
요즘은 일교차가 꽤 심하다.
오늘 아침은 영상 5도, 어제 한낮에는 무려 영상
24도까지 치솟아 더위를 느껴 땀이 날 정도였다.
오늘 아침은 서리가 내리지 않아 다행이네 했다.
아직까지 안심하기에는 이른 시기이긴 하지만...
그렇긴 해도 "봄이다, 봄..."이라고 중얼거렸다.
어제는 때이른 일을 해야만 했다.
단지를 둘러보다가 그새 잡초들의 기승을 발견,
호미를 들고 나갔다. 밭사이 꽃밭에 마치 주인인
듯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 것이 보였고, 밭가에도
온통 망초가 빼곡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냥 두면
나중에는 감당을 못한다는 걸 잘 알기에 캐냈다.
이 녀석들의 뿌리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호미로 뿌리채 캐내면 잔뿌리에 묻어나오는 흙이
엄청나다. 캐낸 자국은 움푹 파인 듯하다. 묻어난
흙을 탈탈 털어 파인 곳을 메워준다. 그렇게 캐낸
망초를 비롯한 잡초는 밭에 버린다. 햇볕에 말라
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수영장 뒷쪽 밭가의 망초를 캐내다보니
몇 해 전 심어놓은 더덕이 여기저기 새순 내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망초들에게 치어 꽤나고생을
했겠지 싶었다. 혹여 뿌리에 상처가 날까봐, 연하디
연한 새순 다칠세라 조심조심 망초를 캐고 뽑았다.
다행히 다친 더덕이 하나도 없이 무사히 소탕했다.
아내가 새봄에 나오는 연한 망초 새순은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다며 골라 달라고 했다. 좋은 것만 골라
갖다주었더니 하나하나 다듬는 것이었다. 망초는
묵나물로 말린다고 했다.
봄날의 정겨움은 산나물을 말리는 모습이다.
일을 마치고 들어갔더니 장독대 위에 나물을 데쳐
채반에 펼쳐널어 말려놓은 것이었다. 그새 아내가
전날 꺾어놓은 삐뚝바리(눈개승마)와 망초 새순을
갈무리하여 놓은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봄날에는
나물을 채취하여 먹기도 하지만 긴 겨울날에 먹을
것은 미리미리 묵나물로 말려서 보관을 하게 된다.
조상대대로 이어져 오고있는 자연의 힘을 이용한
우리의 전통적인 식재료 저장법 중의 하나이다.
산골 부부가 봄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일을 하다가 잠시 땀을 식히며 음료나 차를 밖에서
마시는 것이다. 어제도 그랬다. 아내가 앵두청으로
시원한 음료를 만들어 머핀과 함께 내왔다. 바깥의
의자에 앉아 하늘도 바라보고 봄꽃도 감상하면서
즐기는 이런 시간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행복이
어디 멀리에 있는 것인가? 소소함에서 얻는 이런
시간이 바로 행복이라 여겨진다. 앞으로 한동안은
바깥에 앉아 자연의 모습을 바라보고 감상하면서
음료를 마시거나 차를 즐기는 시간이 많아 질 것
같아 그만큼 행복이 쌓이는 것도 많아지겠지 싶다.
아내가 봄볕에 고생했다며 파릇파릇한 산골밥상을
차려주어 맛있게 잘 먹었다. 면역력 증진을 위하여
고기 섭취도 해야한다며 고기까지 볶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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