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친구야! 내가 졌다.
언제부턴가는 모르지만 세상에 흔히 회자되고
있는 말이 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라고...
새삼스레 이 말의 의미를 생각하며 짚어본다.
부러움이란 남에게 좋은 일이 생겼거나 또한
남다른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서 자기도
그러한 상태를 이루고 싶어하거나 그런 것을
가졌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요즘들어 부쩍 부러움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물질적인 욕심에서 비롯된 부러움은 아니다.
그저 마음이 그렇다.
어제 오전 친구가 카톡 메시지를 보내왔다.
"ㄴㅂ이 할배됐다. 미국에 있는 둘째딸이 어제
손녀 태생 시켰어!"라고...
"축하 축하 축하하네. 뽀식이도 할배 소리듣고
싶은데...에고~~"라고 답장을 했더니
"아무나 할배하냐?ㅎㅎ"라고 했다.
부러운 마음에 다시 몇자 적어 보냈다.
"ㅎㅎ 성님한데 못하는 소리가 없구만!
아무튼 축하혀~ 가까이 있어야 축하주라도
한잔할텐데..."
그리고 친구부부에게 진심을 담은 축하와
함께 부러운 마음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할매, 할배가 되심을 감축드립니당~!!!
오매~ 부러버라~~~"라고 했더니
"ㅎㅎ 감사! 용식군도 아들로 인해 좋은
일들이 넘칠 날 곧 올꺼야..."라고 답장을...
이제 우리들도 나이를 먹어 손자손녀를 보는
나이가 되었다. 이제 우리들의 화제거리는
자식들이 아니고 손자손녀가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여자들과는 달리 남자들은 자식들을
대화의 주인공으로 삼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손자손녀는 다른 것 같다. 멀리있어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친구들을 만나거나 SNS에
의하면 많은 친구들이 손자손녀 자랑을 하고
또한 대화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모두들
스마트폰에 사진을 담아 대화창에 올려놓기도
하고 재롱을 피우는 모습을 담아 보여주기도
한다. 참으로 예쁘다. 무척 많이 부럽다.
그러니 촌부는 진 것이다.
아들녀석의 나이가 서른다섯,
이제는 솔로에서 빨리 탈출하여 어미, 아비의
부러운 마음을 해소시켜줄 나이가 되었는데...
내심 은근이 걱정은 되지만 강요할 수도 없고
강요해서 되는 일도 아니다. 기다릴 수 밖에...
그저 그렇다는 부모로서 갖는 마음일뿐이다.
바람이 있다면 하루빨리 녀석에게서 좋은
소식이 오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오늘도 날씨는 푹하다. 기온이 영하 3도인데
지붕위에 쌓인 눈이 녹아 처마끝에 매달린
고드름을 타고 낙숫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뚝뚝 떨어지고 있는 그 소리가 정겹고 좋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를 아직도 정하지 못하고
난롯불앞에서 왔다리갔다리 서성이고 있다.
밟는 사위와 둘째딸이 손녀를 태생시켰다.
딸과 손녀모두 건강하게
자연분만으로
난봉이를 할배로 만들어주었다.
고생했다! 우리딸 유화야!!.
먼나라 객지에서 부모가 돌봐 주지도
못했는데..안스럽고 대견하다.
그리고 무한 祝賀한단다.
5월에 손녀 데리고 한국온다니
기다려진다. 예쁜손녀 (예나)의 모습이..
너무 좋아서 인지?
아님,
늙음을 확인 받아선지?
그냥 울컥해진다!
이제부턴 누구아빠로 사는 단계를
넘어 또다른 누구의 할배로 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