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밤길을 걸어서...
어제 오후부터 눈이 밤까지 내렸다.
진눈깨비에 가까운 물기가 많은 눈이다.
비가 아니고 눈이 내린 것은 다행이다.
저녁무렵 큰 도로까지는 잘 왔지만
눈이 꽤나 내렸고 내리고 있어 많이 쌓여
집에 올라가는 길은 차량통행이 안된다.
진입로입구에 있는 눈쌓인 공터에다
자둥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올라왔다.
겨울이면 가끔씩 애마를 외박을 시킨다.
눈이 내리지만 애마가 밤새 얼까봐서
얼마전 일산에 사는 친구가 선물로 준
자동차 성에방지덮개를 씌워 주었다.
아내와 태평이에게 줄 선물(?)을
배낭에 챙겨담아 어깨에 둘러 매고
언덕배기를 오를 채비를 단단히 하였다.
외투에 달린 모자를 꺼내 뒤집어 쓰고
두툼한 장갑을 끼고 방한화를 고쳐 신고
330m의 오르막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눈길이 미끄럽지는 않았다.
급한 일도 없고 급할 것도 없으니
빨리 걸을 필요는 전혀없어 천천히 걸었다.
눈이 펄펄 내리는 밤길을 따라 걷다보니
또다른 재미도 있고 기분도 그런대로 좋다.
잠시지만 혼자만의 고독을 즐긴다고나 할까?
올라오는 길에는 세개의 외등이 있다.
두번째 외등 아래에 다다르니 숨이 가팠다.
숨을 고르는데 바로 앞에 또다른 내가 있었다.
"니 오데 가노?"
"내 집에 간다!"
"내도 집에 가는데 니캉내캉 함께 가제이~"
외등 아래에서나 볼 수 있는 또다른 나,
나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바로 그림자...
돌아보니 눈위에 걸어온 발자국이 선명하다.
저만치 우리집 안내간판이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우리땅이고 우리집이다.
큰 숨을 한번 몰아 쉬고 단숨에 올라왔다.
●간밤에 진눈깨비가 내렸는지 비가 내렸는지
내린 눈이 얼어서 빙판이 되어 반질반질하다.
기온은 영하 1도, 아마도 물기가 많은 눈위에
비가 내렸나 보다. 이럴때가 가장 대략난감...
기온이 올라가 자연스레 녹기를 바랄뿐이다.
우리가 말하는 최악의 상태라고나 할까?
그래도 기온이 낮아 다행이다
니 얘길 보는 사람들은 소소한 재미보다
강원도의 추위와 폭설에 따른
트라우마를 갖게 될 거 같다
추위 폭설말고
구수한 사람냄새좀 풍겨봐라 칭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