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마음이 약해지는 이유...
아내와 함께 TV드라마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아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 하려고
고개를 돌렸다. 병든 아버지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실을 자식들 모르게 숨기다가 아들이
그 사실을 알고 아버지를 찾아 왜 그러셨냐고
다그치며 병원에 가자고 소리를 친다. 하지만
그 아버지는 그럴 수 없다고 거절하며 아들을
꼬옥 껴안고 눈물을 글썽이고 아들은 아버지
품안에 안겨 오열을 하는 것이었다. 작가님이
앞으로 극을 어떻게 전개하려는지는 모르지만
오늘따라 작고하신 두분 어르신들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었다. 근래에 들어 부쩍
TV를 보거나 책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횟수가 많아졌다. 나이듦이라 그런가?
장인어르신께서는 6개월이란 시한부선고를
받고 처음에는 망연자실하였지만 가족들의
정성스런 간호와 당신 본인의 의지력이 강한
덕분이었는지 7년을 사셨다. 오랜 투병끝에
더 이상 견디지를 못하고 끝내 가시고 말았다.
기억컨데 가시기 얼마전 평소에 하시지않던
폭언과 욕설과 과격한 행동으로 자식들과의
정을 떼려고 하셨다. 평소 사위가 아니고 늘
큰아들이라시며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함께
의논을 하셨는데 그날따라 큰사위인 촌부를
어찌나 심하게 나무라셨는지 모른다. 그때는
어처구니가 없었고 서운하였고 당황스러워
감히 대들었던 것...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나고보니 후회가 된다. 죄송하다고 용서를
빌지도 못했는데... 이젠 후회해도 소용없다.
또한 마지막 가시는 임종도 못 지켜드렸다.
내 아버지는 참으로 말씀이 없으신 분이었다.
본인 스스로가 어느 정도 병환이 깊었는지를
느꼈을 것이고 자각증상이 있었을텐데 전혀
말씀이 없었다. 귀밑에 작은 혹이 생겼다고
하셔서 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청천벽력같은
결과를 접하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너무 늦었다고, 6개월 시한부라고... 장남을
불러 검진결과를 알려주는 의사 선생님이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 모른다. 아버지는
입원도 싫다고 하시며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결국 퇴원하여 통원치료를 하였지만 증세는
날로 심하였다. 아버지옆에서 몇달 함께 잠을
잔 것이 마지막으로 해드린 자식된 도리였다.
그나마도 힘들다고 호스피스병원으로 모셨고
처음 검진받은 병원의 예측대로 6개월만에
세상을 떠나셨다. 지금도 가슴이 아픈 것은
가시기 이틀전에 호스피스병원 도우미에게
큰아들이 올 것이라며 하루종일 창문가에서
애타게 기다리셨다고 했다. 일 때문에 많이
늦게 도착하였고 평소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호도과자를 사가지고 갔는데 싫다고 하시며
버럭 화를 내셨고 과자봉지를 멀리 밀치셨다.
생전에 마지막으로 큰아들에게 하신 말씀은
"큰아야! 이제 됐다. 밤길인데 빨리 가거라!"
그리고 이틀뒤 세상을 등지셨다. 큰아들은
임종도 못지켜 드렸는데...
내가 늙어 노망 중풍등 중병에 걸리면 칼물고 죽겠다고
그러시다 한 일년 고생하시고 가셨지 칼은 몬 무시고
지금 우리는 선친들 보다 좀 난가?
마음은 그때나 같을 거야
펺지 않는 몸을 누구에게 특히 자식에게 짐되기 싫지
옛날 분들은 우리보다 더 강단도 쎄셨고
아버지라 쓰고 강하셨던 모습을 그려보고
한없이 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