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시냇물은 꽁꽁, 촌부의 코는 딸기코...
갑작스런 한파에 시냇물이 꽁꽁 얼었다.
머잖아 시냇물 소리도 멈추겠지?
내년 봄이나 되어야 다시 듣겠구나.
시냇물은 흐르다가 켜켜이 얼어 쌓인다.
봄날 녹을 무렵 단층을 보면 신기하다.
온갖 색색의 낙엽을 가두어 얼기도 하고
심지어 곤충의 허물까지 함께 얼어 붙는다.
지난 봄 마을아우가 잘라준 장작이 크다.
난로에 넣기에는 다소 길어 거북하다.
아마도 아궁이 용도로 잘랐는가 보다.
그렇다면 원형 전기톱으로 토막을 치면
한결 수월할 것 같아 데크에다 일을 벌렸다.
그런데 중무장을 했는데도 엄청나게 춥다.
방한화에 후드잠바에 스키바지와 장갑을
입고 끼었지만 얼굴은 어쩔 수가 없다.
잠시 일했음에도 발이 시렵고 코가 찡하다.
난롯불에 몸을 녹이려 들어 왔더니
산골아낙이 깔깔대며 하는 말이 우습다.
"6.25 영화에 나오는 중공군 패잔병같아!"
입이 얼어 말이 제대로 안나올지경이지만
"이 사람이? 추워 몸 녹이러 온 사람한테..."
라며 대꾸하고 거울을 봤더니 정말 웃긴다.
집사람만 봐서 다행이지 남들이 봤으면...
뿌연 톱밥먼지까지 뒤집어 썼으니 가관이다.
들락날락하며 자른 장작을 쌓아 놓으니
부자가 부럽지않아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일을 마친 촌부의 몰골은 거지중에 상거지요
며칠 산을 해맨 중공군 패잔병 모습이 맞다.
난로에 장작을 넣던 산골아낙이 또 한마디
"가로로 넣어도 되고 세로로 넣어도 되고...
좋아요. 아주 좋습니다요. 추운데 고생했수!"
"몸도 녹일겸 따끈한 인삼꿀차 한잔드슈!"
팔불출 촌부라도 좋다. "마나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