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심봤다~!!!
차갑던 날씨가 모처럼 푹한 오후
둘째가 뒷산으로 산책을 가잔다.
배낭에 괭이, 톱, 낫을 챙겨 넣고
물통에 물을 가득 담고 스틱을 들고
길도 없는 험한 뒷산을 향해 나섰다.
지난 가을 태평이를 데리고 올랐던 곳
집에서 조금 먼 그 산기슭으로 향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얼마나 올랐을까?
"형님! 이거 더덕줄기 맞나요?"
"맞네. 마른 더덕줄기..."
장비를 가져온 촌부가 작업을 시작했다.
손으로 줄기 주변의 낙엽을 살살 치우고
부드러운 흙을 살금살금 파보았더니
더덕향이 사방에 퍼지고 코끝을 자극한다.
마른줄기의 굵기로 봐서는
그다지 큰 녀석은 아닐듯 싶더니
중지 손가락만한 크기의 더덕이 나왔다.
여기서 이 정도의 더덕이 있다면
틀림없이 주변에 더덕이 제법 있을 듯했다.
서로 떨어져 경사가 가파른 곳을 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쓰러진 소나무옆가지에
상당히 굵은 마른 더덕줄기가 보인다.
조심스레 줄기밑둥이 끊어지지않게 붙잡고
낙엽을 헤치며 흙을 파 내려갔더니
강한 더덕향과 함께 커다란 대공이 보인다.
나도 모르게 "심봤다~~~!!!"라고 외쳤다.
조심스레 캐고보니 뿌리가 꽤나 크다.
모르지만 아마 20년은 족히 된 녀석같다.
주변을 살펴 크기가 비슷한 서너뿌리 더 캤다.
세뿌리째 캐고나니 둘째가 곁에 다가왔다.
마른 더덕줄기를 자세히 알려주고
다시 주변을 살피는데 "형님! 여기요~"란다.
캐는 동안 밑에서 또 "형님! 여기 또 있어요"
그렇게 둘의 합작 작업으로 몇뿌리를 캔 후에
산골아낙에게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보냈다.
"더덕구이 준비하시오! 회식합시다."라고...
작지만 몇뿌리의 산더덕을 더 캐서 내려왔다.
우리 산골식구들 한끼는 분량은 충분히 캤다.
저녁식사는 산골식구들 회식이었다.
각자 집에서 한두가지의 반찬을 준비하여
촌부의 집으로 모이면 그것이 회식이다.
오늘의 메인 메뉴는 "야생 산더덕구이"...
잘 두들겨 펴서 양념을 바르고 구우면 끝~
서브 메뉴는 둘째네의 고등어조림,
막내네의 얼큰한 묵은지 김치찜,
산골아낙의 질경이 나물무침이었다.
그리고 맥주를 한잔씩 곁들이고...
산더덕을 핑계삼아 산골식구들 회식을 했고
이 정도면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밥상이다.
아침부터 머하는 짓이냐구
조용히 먹구 끝내야지
실컨 먹구 냄새만 솔~솔~
뽀시가 인간이 그러면 몬 쓴다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