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김장 준비
어제 오전 마을아우네 제후씨가 전화를 했다.
"김장 안해요? 배추가 밭에 있어 얼텐데..."
"집수리하느라 복잡해서..."라고 대답을 하고 아내와 상의했더니 그냥 하잖다.
다시 전화를 해서 어디로 가느냐고 했더니 밭으로 온란다.
밭에 갔더니 어느새 제수씨가 잘 자란 배추를 뽑고 있었다.
우린 둘이 먹을 것이라서 열다섯 포기만 달라고 했더니 서른다섯포기를 뽑아서 밭두둑에
놓고 가져가란다. 너무 많다고 해도 갖다가 두고 배춧국도 끓여 먹고 쌈도 해서 먹으란다.
정말 손도 크다. 아니다. 정이 많은 것이다. 얼마를 줄까냐고 했더니 돈은 무슨 돈이냐며 펄펄 뛴다.
그래도 그냥 그럴수가 있느냐며 받으라고 해도 막무가네다.
촌부가 그럼 안 가져간다고 하니 그렇게 서운하다면 만원만 달란다.
더 받으라고 했더니 그러면 정말 안받겠단다.
모종값도 안되는 만원을 결국 주고 배추 서른다섯포기를 가지고 왔다.
집에 와서 내려놓으니 이번에는 산골아낙이 기함을 한다.
열다섯포기만 갖고 오라고 했는데 이렇게 많이 그것도 통이 엄청난 걸로 갖고 왔냐며...
절이려고 배추를 잘라보더니 이렇게 통이 크고 좋은 배추는 처음이란다.
잎이 얇고 속은 고갱이가 꽉 차서 정말 좋단다. 이렇게 올해의 김장은 시작되었다.
또한가지 어제 장에 다녀오는 길에 큰처남댁에서 갓과 무우를 잔뜩 가져왔다.
그러니 산골아낙네 올 김장은 그저 여기저기서 얻은 온 것으로 하게 되었다.
모두 고마운 분들에 감사한 마음으로 김장을 하게 되었으니 보답을 어이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