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산골의 봄은 과속 주행
2026년 4월 15일 수요일
음력 丙午年 이월 스무여드렛날
아침 기온 영상 2도로 시작하는 오늘이다.
한낮의 햇볕은 따가운데 반해 아침엔 아직도
서리가 내려 지붕을 하얗게 덮는다. 쌀쌀하다.
봄은 왔지만 봄이 아닌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그렇긴 해도 분명 산골에도 따스한 봄이 왔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촌부는 날씨의
변화에 너무 민감한 것은 아닐까? 텃밭농사도
농사라고 짓다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된 것이다.
농사는 날씨변화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라 어쩔
수 없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버릇이 된 것이다.
이제 촌부도 슬슬 농사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농사준비라고 해야 거름을 뿌려놓고 멀칭비닐,
농기구 손질을 하는 것이 전부다. 올해는 어떤
작물을 심을 것인가, 세 군데의 밭에 심을 곳을
정하는 것도 나름 생각을 해야힌다. 그냥 대충
심는 것만은 아니다. 작물의 크기, 넝쿨성 여부,
지지대를 세워야 하는 것 등을 고려해야만 한다.
제한된 밭에다 이것저것 많은 종류를 심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5월 중순까지는 서리가 내려
밭에 농작물 모종을 심을 수 없으니 아직은 좀
여유가 있다.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드디어 산골에도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다.
어제 둘째네 데크에 햇볕 잘 드는 쪽부터 서서히
꽃이 피고 있었다. 여기저기, 군데군데, 파릇파릇
봄의 모습들이 보이고 있다. 설령 아침으로는 찬
공기, 찬서리라고 할지라도 꿈틀거리는 봄기운을
막을 수는 없는 듯하다. 불과 엊그제만 하더라도
새싹이 돋아났던 미치광이풀은 그새 잎사귀 밑에
꽃이 피고 있다. 뿐만아니라 꽤 잎이 크게 자라는
박새는 두세 그루인가 했더니 식구를 꽤 늘려서
나온다. 주목나무 밑쪽에는 자그마한 꽃이 피는
바람꽃도 많은 새싹이 무리를 지어 나오고 있다.
어디 녀석들 뿐인가? 사방 새싹이 쑥쑥 돋아난다.
산골의 봄은 느릿느릿 거북이 걸음으로 오더니만
도착과 동시 이번에는 과속 주행을 하듯 쏜살같은
토끼 걸음이다. 생각해보면 재밌는 자연현상이다.
진입로 옆쪽 하천 보수공사 2일次,
옆집쪽은 돌을 다 쌓았고 우리집쪽도 조금 쌓았다.
하루 이틀이면 끝난다는데 오늘은 중장비 때문에
일을 못한단다. 내일이나 모레 마무리가 될거란다.
커다란 발파석을 골라 쌓는 포크레인 작업 광경을
한참 지켜봤다. 신기하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했다.
집게로 돌을 집어들어 360도 회전을 하며 적당한
위치에 척척 갖다놓아 쌓는 것이 참 재밌게 보였다.
돌을 쌓은 다음 잔돌을 바가지로 긁어 쌓은 안쪽에
붓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옛날 이런 장비도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무겁고
큰 돌로 성곽이나 석탑을 쌓고 건물을 지었을까?
자료에 의하면 지렛대, 도르래, 받침대를 이용하여
옮겨쌓았다고는 하지만 결국 수많은 사람을 동원
했을 것으로 여겨져 문명의 발달이 참 대단하구나
싶었다. 간만에 포크레인의 위력을 자세히 살피며
한가롭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사실은 감독을
하듯이 우리쪽 쌓는 것이 궁금하고 혹시나 다르게
쌓으면 간섭을 하려던 것인데 마음에 들어 아무말
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전문가들이라 간섭을 싫어
하여 가타부타 해봐야 들은 척도 안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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