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유난히 파란 하늘이 높아 보이고 햇살이 좋은 가을날에 바깥을 물끄러미 내다보고 있었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 한점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갔다. 바람결에 나뭇잎이 우수수 낙엽되어 떨어진다. 빨갛게 노랗게 단풍으로 물이 들어 예쁜 낙엽도 있고, 벌레들이 갉아 먹어 구멍이 숭숭 뚫린 낙엽도 있으며, 미처 물이 들지도 못한채 녹색으로 나뭇잎으로서의 생을 일찍 마감하는 것들도 있다. 이 모두를 우리는 낙엽이라고 하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의미가 다르지 않은까? 바람에 의해 땅바닥에 떨어진 낙엽은 또다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바람따라 이리저리 애처롭게 나뒹굴다가 흔적없이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단풍이 잘 들어 떨어진 낙엽은 나뭇잎으로서의 임무를 끝까지 다하고 생을 마쳤기에 아무런 미련이 없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러지를 못하고 벌레의 공격을 못 이겼거나 녹색을 그대로 간직한채 떨어진 낙엽은 안타깝게도 바람을 원망하며 사그락 거리는 것이 아닐까?
떨어진 낙엽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네 인간도 저 낙엽과 같은 것이 아닐까? 병들어 앓다가 고생을 하다가 힘들게 가는 사람들이나 불의의 사고로 제 삶을 살지못하고 일찍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은 불행한 삶이라 안타까움일 것이다. 아무런 미련도 없이 후회없는 삶을 살다가 가는 그런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리라. 내가 사는 동안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서 이 세상 떠날 때는 후회없이 미련없이 떠나는 그런 삶을 살아야 겠다고 다짐해본다. 곱디곱게 물든 나뭇잎이 단풍되어 떨어지듯이...
인연에 의한 삶은 영겁토록 계속된다고 하지 않나.
나쁜 업장의 댓가는 미물에 머물지만.
아직은, 떨어지는 잎새에 일비하지 말게
그러기엔 아직 머네.
좋은 날, 좋은 세월 되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