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햇살좋고 바람좋은 날에...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청명하게 푸르른 하늘과
내려쬐는 햇살에서 가을을 느낀다.
따사로움이 마냥 좋고
눈에 보이는 느낌도 좋으며
몸과 마음에 와닿는 촉감도 좋아서
내리쬐는 햇볕 아래 자리하였다.
이 따스한 초가을 햇볕은
이 세상을 밝혀주고 양분이 되는지라
우리네 인간은 물론 온 만물을
풍요롭고 풍성하게 살찌우는 것이겠지?
알곡은 잘 여물어 갈 것이고
과일은 잘 익어 갈 것이며
모든 식물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번식을 위한 씨앗을 품은채 시들어 가겠지?
살랑살랑 초가을 바람이 불어와
촌부의 얼굴을 간지럽힌다.
나뭇가지에는 비닐이 날아와 얹혀있다.
비닐이 날라올 정도로 제법 부는 바람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무더운 바람이
이제는 바람마저도 더운기가 없어졌다.
가을로 접어드는 것을 바람도 아는가보다.
가을은 바람이 조금 불어야 제맛이겠지?
우리 옛조상님들은
바람의 이름도 예쁘게 지어서 불렀다.
뭐라고 딱히 표현은 제대로 못하지만
정감이 서려있고 서정적인 느낌이 든다.
동쪽에서 부는 바람은 샛바람
서쪽에서 부는 바람은 하늬바람
남쪽에서 부는 바람은 마파람
북쪽에서 부는 바람은 높바람
그리고 북동쪽에서 부는 바람은 높새바람...



외도하면 바람.
에라이 같이 하면 맞바람
꼴 보기 싫어 찬바람
이참에 딴놈이랑 춤바람
기분이나 바꿔 볼까 콧바람
그래도 계속 뒈질 때까정 늦바람
뽀시기는 머시긴가
아줌씨의 치맛바람. 사정의 칼바람도
왠 바람이 이리 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