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초가을같은 하늘과 햇살이...
잦은 비에 우중충하고 습한 날씨가 싫다고 하늘을 원망했더니 촌부가 간절히 바랬던 것을 하늘이 눈치를 채고 알아주었나 보다. 아침에 잔뜩 흐린 회색의 천지를 밝고 환하고 따뜻하게 바꿔 놓았다. 하늘이 어찌나 파랗고 높아 보였는지 모른다. 이런 모습의 색깔을 쪽빛보다도 더 푸르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코발트색같은 빛깔이라고 해야할까 모르겠다. 점심무렵 햇볕이 쏟아지는 느낌이라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한동안 햇살다운 햇살을 거의 보지를 못했는지라 바깥에 나가 눈이 부시는 것도 참아가며 햇볕을 쬐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파아란 하늘도 좋았지만 가끔씩 흘러가는 구름이 솜털처럼 곱디고운 모습이라 내가슴이 따라서 부풀어 올라 구름과 함께 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하늘을 보고 높고 청명한 가을 하늘이라고 하는 것이리라.
화창하던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무렵 서산으로 지는 해는 또한번 촌부에게 감동의 선물을 주었다. 마치 활활 타오르는 듯한 장작불처럼 장관을 연출하였다. 오래 볼 수가 없는 것이 석양의 노을이라 멋진 장관이 사그라지고 어둑어둑 땅거미가 질때까지 밭에 서서 서쪽 하늘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오늘은 산골의 야생화 가족 벌개미취꽃도 삼채꽃도 촌부와 함께 햇살을 잔뜩 품어 안았을 것이고 쪽빛 하늘의 파아란 기운을 한아름 받았을 것이며 석양의 노을로 채색의 마무리를 하여 더 예쁘고 더 아름다운 꽃으로 초가을을 장식하고 있는 듯하다.
내가 서있는 이 땅에 감사하고, 내가 바라보는 저 높은 하늘에 고마운 마음이다.
더불어 우리들 마음도 넉넉하게 해주고.
가을은 지금의 우리와 너무 닮았어 9부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