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쥐눈이콩이 열리고, 팥이 꽃을 피우고...
얼마전 쌀한톨보다 더 작아서 자세히 봐야만 꽃인가 할 정도로 아주 자그마한 꽃이 예쁘고 앙증맞게 피더니 드디어 쥐눈이콩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였다. 콩은 작년에 처남댁 밭에다 심어서 재배하여 수확을 해봤지만 그 과정을 제대로 관찰은 못했는데 참으로 신기하다.
올해 처음 우리밭에 콩과 농작물 세종류를 조금씩 심어 관찰하고 있다.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고 많이도 신기해 했었다. 무럭무럭 잘 자라서 떡잎에서 본잎이 막 나올 무렵부터 수난은 시작되었다. 고라니 녀석들이 밤마다 몰래 내려와 여린 새싹들만을 골라 싹둑싹둑 잘라 먹는 것이었다. 녀석들의 침입을 막을 방법을 궁리끝에 인근 스키장에서 주워온 낡은 스키폴대를 밭가에 군데군데 박아놓고 비닐끈으로 길게 두줄을 묶어 놓았다. 한동안 괜찮더니 얼마후 새잎이 나오자마자 또다시 내려와 뜯어 먹어 버렸다. 아마도 묶어놓은 줄 간격이 넓어 그 사이로 들어왔던 것 같다. 좁게 몇줄을 더 묶어볼까 하다가 그냥 두었는데 다행히 새순이 다시 돋아나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것이다. 그 작은 꽃이 콩껍질이 되고 그 속에 콩이 들어있어 함께 커가는 것이리라. 신기하고 오묘하다. 이것이 자연의 힘이겠지?
또다른 신기하고 다행인 것이 있다. 팥이다.세번씩이나 고라니에게 뜯기고 잘리고 먹혀서 농사를 망쳤구나 하고 포기를 했었는데 팥이 노랗게 예쁘게 꽃을 피웠다. 혹시 꽃이 지고 열매를 맺혀 익으려면 시기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모르겠다. 설령 열매가 덜 익더라도 다행이다 싶고 이제서야 마음이 놓인다. 올해 큰 경험을 했다. 산과 인접한 마지막집이라서 농사를 지으려면 야생동물의 침입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깨우친 것이다. 큰 농사도 아닌데 이것저것 신경을 써야만 하는 것이 꽤나 많은 산골에서 농작물 재배이다. 내년에는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줄여야 겠다. 오는 10월 말쯤에는 콩타작을 할 수가 있겠지? 은근히 기대가 된다.
고라니가 미각은 살아 있네.
뽀시기는 좋겠다. 고라니하구 숨바꼭질 하느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