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런이런~ 이럴 수가...
아~ 올해의 팥농사는 멀리 물건너 간 것 같다. 올해 처음으로 씨앗을 뿌려서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었는데 하루 아침에 수확의 기대를 접어야 하다니... 사흘전 아침에 나가보니 팥밭에 동물이 다녀갔는지 아니면 산새가 그랬는지 몇그루의 윗잎과 줄기가 싹뚝싹뚝 잘려나간 모습이 보였다. 더 이상 피해가 없겠지 했는데 아뿔사~ 아침에 나가보니 온통 상처투성이다. 한두그루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온전한 것이 거의 없다. 그래도 드문드문 새싹이 보인다. 하지만 윗잎과 줄기가 없이도 자랄 수가 있을지 모르겠다. 예상컨데 고라니 녀석들의 소행인 듯하다. 지난번에는 콩밭의 새싹을 모두 먹어치워 다시 씨앗을 뿌렸는데 이번에는 팥밭을 절단 내놓았다. 이제는 늦은 시기라 다시 씨앗을 뿌릴 수도 없으니 수확의 꿈은 접어야 겠다. 남은 부분이 다시 자라서 얼마나 열매를 맺게 되려는지는 미지수지만 혹시 그렇게 될지언정 기대를 안하는 것이 마음 편할 것 같다. 다만 얼굴을 그을려가며 거침없이 자라는 잡초들 기승에서 구해 놓은 것이 못내 아쉽다. 그렇다고 온통 밭주위에 그물망을 치는 것은 볼상 사납고... 이래저래 촌부는 마음이 상한다.
팥밭은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장독대옆의 더덕덩굴이 촌부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 사방에서 자라는 녀석들의 덩굴을 한군데로 모이도록 줄을 매어 주었더니 감고 올라가 얽기섥기 엮여서 더덕덩굴이 탑처럼 보인다. 가만히 살펴보니 어느새 예쁘게 꽃망울이 생겨나고 있다. 머잖아 꽃망울이 터져 작은 종처럼 생긴 예쁜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올해는 씨앗을 받아 몇군데 뿌리려고 한다. 뿌리고 남은 것은 우리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지인들중에 더덕씨앗이 필요한 분들께 나눠 드리려고 한다. 마음을 상한 기분을 이 녀석들에게서 위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