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촌부의 희열(喜悅)
안개가 자욱하여 먼산이 안보인다. 오늘도 여전히 더우려나 보다. 여름이니 더운 것은 당연지사, 그러려니 하며 더위를 이겨나가야 하는 수 밖에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겠는가? 올해는 봄가뭄부터 시작하여 지금껏 제대로 비다운 비가 내리지않았고 가끔씩 소나기로 목마름을 해소하며 연명해가는 농작물이나 수목들이 애처롭다. 설상가상 마른 장마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원~ 이러다 때아닌 장마에 큰비가 내리거나 태풍이 찾아와 피해가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적당히 비가 내렸으면 하는 촌부의 간절한 마음인데...
잡초를 뽑고나서 물끄러미 밭고랑을 바라보면 기분도 좋을 뿐더러 뿌듯한 마음이며 희열을 느끼게 된다. 오래전 언젠가 어느 잡지사의 젊은 여기자와의 인터뷰가 문득 생각이 난다. "산골에 살면서 어느때 어떤일이 가장 좋습니까?"라는 질문에 "밭고랑에 가득 자란 잡초를 뽑고 난 후에 깔끔해진 밭고랑을 보면 희열을 느낍니다!"라고 했더니 예상치도 못한 의외의 대답이었던지 한참을 촌부를 바라볼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마침 그날 아침에도 오늘처럼 밭고랑에 난 잡초를 뽑고 난 뒤라서 데리고 밭으로 갔다. "채소들보다 밭고랑을 보세요. 그리고 상상을 해보시죠. 지금은 말끔하지만 저 밭고랑에 잡초들이 가득한 모습을..." 한참을 밭고랑을 살피고 난 후에 "이제 아까 제가 한 말이 이해가 가시나요?" 라고 말했더니 "글쎄요?"라며 이해를 못하는 듯 고개를 갸웃둥거렸다. 맞다! 잡초를 뽑는 일, 즉 밭을 매는 일을 해보지도 않은 젊디젊은 여기자가 어찌 알겠는가? 그리고 촌부가 느낀 그 희열을 어떻게 느끼겠는가? 잡초를 뽑아 깔끔해진 밭고랑을 바라보니 아련한 그때의 그 기억이 떠올라 혼자 웃었다.
(며칠 딴일에 정신 팔려) 책상 여기저기 쳐박혀 정리 안된채 쌓여있는 각종 영수증과 청구서,거래명세표등등을 장부기장하고 분류정리해서 말끔해진 책상을 보는 기분과 비슷한가? ㅎㅎ
아뭏든 뽀식이 수고했어~~~~ 보기 좋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