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필드에 나가자는데...
"간만에 손한번 맞춰볼란가? 자네집에서 가까운 ㅇㅍC.C에 가려고 하는데 17일에 시간되시는가?"라며 며칠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 친구 촌부가 골프채를 놓은 줄을 모르고 있었구나 싶어 슬슬 농담을 시작했다. "어이구 어쩌나? 그날 나 선약이 있는데... " 라며 노스레를 떨었더니 "야~ 산골가서 시간이 많아 연습 많이 해서 실력이 엄청 늘었나봐?"라고 하였다. "실력은 개뿔~ 얼굴만 시커멓게 타서 흑인이 다 되었네 이 사람아~ " 라고 대꾸를 하였더니 이 친구 정말 골프연습이나 하고 골프장이나 다니는줄 알고 있는 눈치다. "배려는 고마운데... 가는 길에 들려서 차나 한잔하고 가시게~"라고 했더니 "자네는 어디로 가는가?" 라고 묻기에 한술 더 떠서 "어~ 곤달비C.C라고 아는가?"했더니 "그런곳도 있었냐?"란다. "몰랐어? 벌써 14년째인데..."했더니"그래? 그럼 잘 치게~ 가는 길에 시간되면 들리겠네."라며 전화를 끊었다. 이 친구 정말 농담을 진담으로 알아 들은 모양이다. 괜시리 농담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어 전화를 했다.
"이 친구야! 농담도 못하냐? 곤달비C.C가 어디있어? 우리집 곤달비밭이야! 미안해~" 했더니 "미친놈! 깜빡 속았잖아!" 라며 껄껄 웃었다. 그리고는 "그럼 같이 나가지?"란다. "아닐세. 나 골프 그만둔지 벌써 14년이나 되었는걸~" 라고 하였더니 "열심이더니 어떻게...?"란다. "ㅎㅎ촌부는 촌부답게 살아야지. 촌부에게는 밭이 필드이고 호미, 낫, 삽, 괭이가 골프채라네." 라고 했더니 또다시 "미친놈~ 지랄하네!"란다. 그리고 끊었다. 맞다. 오늘이 그날이구나. 오늘 아침에는 곤달비밭에서 호미를 들고 잡초를 뽑았다. 그리고 집에 들어와 14년째 잠자고 있는 골프채 가방을 쳐다봤다. 그 가방이 못내 안스러워 보이는 것은 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