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보슬비와 함께...
오락가락하며 비가 내리는 날이 벌써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비바람이 제법 불고 따라서 꽃바람까지 불어 흩날린다. 봄바람인데 비가 내려서인지 쌀쌀한 느낌이다. 집안이 눅눅한 것 같아 오늘 아침도 난로에 장작불을 지폈다.봄가뭄이 심하여 비가 조금은 내려야 했는데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에 내리는 비는 가뭄끝에 단비인 것 같다. 그 사이 산골의 모습은 눈에 띄게 변모하였다. 연한 연두색의 푸르름과 온갖 종류의 꽃들이 만발하여 봄을 장식하고 있다. 거북이걸음으로 뒤늦게 온 봄이었는데 가려는 속도는 번개처럼 빠르게 느껴진다. 올봄은 이런저런 일들로 인하여 이래저래 제대로 감흥을 느끼지도 못하고 보내야만 하는가보다. 사고발생 열나흘째...
희생자 가족들께는 위로를 보내고 불철주야 수색작업을 하느라 고생하시는 분들께는 노고에 감사를 드리는 마음이다.
이렇게 비가 부슬거리는 날은 야생초들을 옮겨 심기에는 안성맞춤의 날씨다. 이런저런 핑계로 아침산책을 미루고 여기저기 단지를 기웃거리는 것으로 아침운동을 대신하였다. 태평이 녀석은 많이 서운해 하는 것 같지만... 걷다보니 할미꽃이 피어 비를 맞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왔다. 그래 이산가족이 된 이 녀석들을 한데 모아 주어야겠구나 하고 모종삽과 호미를 군데군데 흩어진 녀석들을 찾아 다니며 파다가 한곳에 모아 놓아더니 그럴듯한 할미꽃밭이 되었다.
어제도 한의원에 다녀와 오후내내 보슬비를 맞으며 야생초를 옮겨 심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밭을 갈아 엎고 로타리를 치고 멀칭을 하여야 한다. 지난번 나무를 잘라낸 빈땅도 밭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나무주변에 자라고 있는 야생초들을 옮겨야 하는 것이다. 오래전 모종을 옮겨 심어 꽤나 많이 번식을 하였는데 그냥 땅에 파묻을 수는 없다. 비비추와 꿀풀과 매발톱꽃... 오랜시간 애써 가꾼 녀석들이라서 비를 맞으며 건너편 길옆으로 옮겨 심었는데 제자리를 찾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