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처녀치마꽃
영상의 기온을 회복한 아침을 맞는다. 하늘은 잔뜩 흐리다. 오후에 봄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비를 머금은 구름인 듯하다. 비가 내리고 나면 이제 더 이상 영하의 아침은 없겠지? 요즘 이상기온으로 순서없이 꽃이 한꺼번에 핀다고 하고 제때도 모르고 핀다고 난리다.벌도 갈피를 못잡는 현상에 문제가 생겼단다. 어쩌면 봄이 늦게 오는 이곳 산골의 기후가 정상인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겨우내 푹 쉬고 난 밭에다 무엇을 심어볼까? 이미 결정을 했어야 했는데... 게으른 촌부의 숙제이다.
앞뜨락에 처녀치마가 무리지어 꽃을 피웠다. 한곳에 모여있는 이 녀석들은 아마도 가족인 듯하다. 몇해전 산에서 두어뿌리 파다가 심었는데 사방으로 퍼져서 자라고 있다. 지난 늦가을에 보았더니 원래 심은 녀석 주변에 몇그루가 옹기종기 모여서 나오고 있었더니 이 녀석들이 올해는 예쁘게 꽃을 피운 것이다.
처녀치마는 잎이 땅바닥에 둥글게 사방으로 퍼져 있는 모습이 옛날 처녀들이 즐겨 입던 치마와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고산지대 습지의 반그늘에 많이 자생하는 식물이다. 꽃은 적자색으로 눈이 채 녹기전 이른 봄에 피며 꽃말은 절제라고 한다. 그간 관찰한 바에 의하면 가을까지 싱싱한 잎을 지니고 있다가 차디찬 한겨울 눈속에서도 죽지않고 살아있으며 봄이 되면 잎이 다시 되살아나는 강한 생명력을 지녔다. 특이한 것은 일반적인 야생화들은 꽃대가 올라오고 나서 꽃이 피는데 이 녀석은 꽃이 필때는 거의 바닥에 붙은 듯하다가 점차 꽃대가 커져서 씨앗이 맺힌다. 그리고 앞에 나왔던 잎이 지고 다시 새잎이 나와 다음해까지 간다. 야생화를 관찰하다보면 꽃마다 이런 특이함이 있어 묘한 매력에 빠져드는 것은 물론 호기심이 생겨난다. 이런 재미가 있어 자꾸만 야생화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더 가까이 하게 된다.
뭔가 확 땡기잖아. ~마.~화.~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