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생강나무꽃
요즘은 하루의 일교차가 아주 심한 산골이다. 아침은 서리가 하얗게 내리고 영하의 기온을 오르내리는지라 거의 초겨울에 가깝고 한낮은 땀이 날 정도라서 마치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한다고나 할까? 그러니 봄이 상실된 느낌이다.
어제는 며칠째 하던 마른꽃대자르기를 모두 마쳤다. 너저분한 것도 보기가 싫지만 이제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기 때문에 더 마음이 급했었다. 원래는 꽃이 지고 난 늦가을에 이 일을 했어야 했는데 가을걷이를 하다가 그만 시기를 놓쳤었고 이내 눈이 내리고 얼어붙어 지난 늦가을 못했던 일이다. 결국은 게으른 촌부의 변명아닌 변명이 되고 말았다. 일을 모두 마치고 단지를 한바퀴 둘러보니 깔끔한 모습이라 뿌듯함이지만 더 다행인 것은 아직 조금 이른 시기라 새싹들이 돋아나기전에 마무리를 하였다는 것이다.
마른꽃대를 퇴비장에 버리고 돌아보니 낙엽송 숲에 한두그루가 있는 생강나무에 노란꽃이 피어있었다. 며칠전 보았을때는 아직이더니 며칠 따뜻한 한낮의 기온이라 그새 예쁜 꽃을 피웠나 보다. 생강나무꽃은 산수유꽃과 거의 비슷하여 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하기도 하는 꽃이며, 이른 봄에 피는 것도 산수유와 아주 많이 닮은 꽃이다. 이제 촌부는 뒷산에 올라가 생강나무꽃을 따다가 꽃차를 만들어야겠다. 생강나무꽃차는 혈액순환, 관절염, 면역력 증가, 감기예방에 좋은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날씨가 더위를 느낄 정도였던 어제 종일 땀을 흘리며 일을 하여 힘들거라며 산골아낙은 특별식 손칼국수를 만들어 주었다. 밀가루로 반죽을 하고 밀대로 밀어 굵직한 면발의 국수를 만들었다. 아주 옛날 어릴적 시골에서 자랄때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그 칼국수 맛을 느끼게 해주어 고맙다. 그때와 다른 것은 바지락이나 백합같은 조개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골이라 조개를 구할 수가 없으니 어쩔 수가 없다며 그냥 그 맛이다 하고 먹으라는 산골아낙의 말에 웃었다. 다음에는 산뽕잎을 말려 빻아놓은 가루를 넣어 뽕잎칼국수를 만들어 준단다.
??뽀시기는 정말 '賢妻,良妻'를 모시고 사는구나.
요즈음의 아낙들 중에(태기 마눌 포함) 칼국수를 집에서 밀어주는 인사가
몇이나 있을까.
영태기는 칼국수를 무쟈게 좋아한다.
멸치로 국물을 내린 시원한 맛, 구수하고 든든한 사골국물의 진한 맛,
개운한 뒷맛의 바지락 칼국수 모두 다 좋아한다.
매일 먹으라 해도 먹을수 있을 정도다.
정말 뽀시기가 부럽다. 비결이 무얼까.........
하지만, 같은 밀가루로서 역시 손으로 만든 음식이지만 수제비는 먹지않는다.
못먹고 살던 시절의 '救荒食品'이어서 만이 아니라
고1.2학년때 너무 많이 먹어 질려서 그러한다.
해마다 방학 때에는 아침을 먹고나면 어머님께서 부르신다.
"영택아 반죽해라" 하시며 커다란 양푼에 밀가루를 담아 건네신다.
그렇게 반죽을 해 놓아야만 점심을 먹을수 있었다.
어린 마음에 정말 먹기 싫었다.
물론, 건네주시는 어머님 마음도 편치 않으셨겠지만...........
어쨌거나,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론 먹어본 기억이 없다.
언제쯤에나 뽀시기마나님이 해주시는 칼국수,밤참 얻어먹을 기회가 오려나........
뽀시가, 잘 먹고 잘 살아라. 넌 장수할거다. ⌒.⌒
P.S : 너무 마눌 자랑이 심한것 아닌가? 혹, 八不出???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