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수선화 꽃피울 날을 상상하며...
2026년 3월 13일 금요일
음력 丙午年 정월 스무닷샛날
산골의 아침은 여전히 겨울 끝자락이라 차갑다.
기온은 영하 3도, 지붕에는 하얀 서리, 땅바닥은
서릿발 서걱서걱, 언제쯤에 찬기운이 가시려나?
이곳 산골에서 봄을 들먹이는 것은 아직 이르다.
그렇긴 하지만 기다리는 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나마 햇볕이 좋은 한낮엔 많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기온이 영상에 머물러 응달에 쌓였던
눈도 많이 녹는다. 아마도 햇볕의 힘이겠지 싶다.
지금 이 시기는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여
낮으로는 질퍽거리고 아침 저녁에는 얼어붙는다.
땅속까지 녹아 물이 스며들어야 봄이 올 텐데...
집옆을 흐르는 시냇물도 많이 녹아 졸졸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여느해 비해서는 조금
빠른 것 같기도 하다. 거의 4월 초순이 되어야만
겨우내 켜켜이 얼었던 얼음이 다 녹곤 했는데...
머잖아 윗쪽까지 다 녹으면 산골의 봄도 오겠지?
언젠가부터 수선화를 길러보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렇게 생각만 가졌을뿐 실행으로 옮기질 못했다.
그동안 몇 종류의 구근식물을 심어서 길러봤지만
제대로 성공한 것이 없다. 꽃까지는 피긴 했으나
가을날에 구근 갈무리를 제대로 못해 실패를 했다.
미처 캐지못하기도 했고 캔 구근은 보관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이후 월동을 못하는 것은
아예 심지않았다. 허나 수선화는 심어보고 싶었다.
지난 장날 장골목을 지나다가 수선화 구근을 파는
것을 발견, 가격을 물었다. 알뿌리 하나의 가격이
5천원이라고 했다. 한참 망설이다 그냥 돌아섰다.
대신에 수선화가 월동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집에 와서 검색을 했더니 싸게 파는 농장이 있기에
아무 생각없이 60구를 주문했다. 다음날 도착했다.
알뿌리로 오는가 했더니 이미 잎파리가 나온 것을
보내왔다. 아무리 월동을 한다고 해도 잎이 나온
상태의 구근은 노지에 심을 수가 없다. 아직까지
영하의 기온이 이어지고 아침에는 서리가 내리기
때문이다. 너무 빨랐고 성급함이라 후회를 했다.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궁여지책으로 지난 늦가을
대파를 심어 다용도 창고에 들여놓고 겨우내 뽑아
먹던 것이 생각났다. 구멍 뚫린 플라스틱 용기에
비닐을 깔아 흙을 채운 것인데 다행히 그걸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흙을 부어 잘게 부셔 다시 채워서
수선화 구근 몇 뿌리씩을 모아 심어 가식(假植)을
해놓았다. 날씨가 풀릴 때까지는 다용도 창고에서
기르다가 집에 들어오는 입구 양쪽에 간격을 두고
심어볼 생각이다. 수선화 심을 곳의 사진을 찍어서
AI에게 꽃이 핀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더니만 아주
그럴싸한 모습으로 바꿔주었다. 미리 보는 수선화
꽃이 핀 모습이라 꽤 기대가 된다. 이제 알뿌리가
잘 활착되어 몇 해가 지나면 자연번식이 되어 아주
풍성한 모습으로 변하게 되겠지?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