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올겨울 마지막이기를 바라며...
2026년 3월 8일 일요일
음력 丙午年 정월 스무날
가던 겨울이 되돌아 오는 것일까?
이른 아침 기온이 두 자릿수 영하 11도, 춥다.
지난해 오늘은 영하 2도였는데...
어제는 눈이 조금 내려 겨울 모습이더니
오늘은 수은주가 곤두박질을 했으니 말이다.
미련 많은 겨울의 발버둥인가, 아님 심술일까?
지난 겨울에도 그랬고
한참 그 이전 겨울에도 눈내림은 꽤 싫어했다.
혹자들은 '정서적으로 너무 메마른 것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필이면 눈이 많이
내린다는 이 雪多目 산골, 그것도 경사가 심한
비탈길을 따라 올라와야 하는 산중턱에다 집을
짓고 26년 세월을 살다보니 생긴 트라우마라고
할까? 그래도 올겨울은 여느해 겨울 만큼 힘든
것은 아니었다. 다행이었다.
어제 아침나절에는 식구들이 총출동 제설작업을
했다. 비에 이어 많은 눈은 아니지만 습설이 내려
그냥 놔두면 낭패를 당할 것 같아 치워야만 했다.
밑바닥은 얼어있고 그 위에 눈이 쌓여 애먹었다.
넉가래로 대충 밀어놓고 염화칼슘을 뿌려놓았다.
요즘 내리는 눈은 히마리가 없긴 하지만 건드려
놓아야만 잘 녹는다. 그렇게 두어 시간의 작업을
하여 비탈진 진입로와 단지내 곳곳을 다 치웠다.
제설작업을 마치고 바라보는 설경은 아름답다.
그렇긴 하지만 제발 더 이상 눈내림이 없었으면
좋겠고 이번 제설작업이 올겨울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그렇게 눈을 녹여 길을 터놓았더니 아내가 내려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내려갈 수 있도록 힘들게
제설작업을 한 것인데 못내려가면 되겠느냐면서
우쭐했다. 봉평장날이라서 장에 다녀와야 한다고
했다. 고추장 담글 준비도 해야하고 이것저것 장
볼 것이 좀 많다고... 오전에 아내와 처제를 데리고
봉평장에 나가 방앗간에서 고추장 담글 고춧가루
곱게 빻고 조청 등 몇 가지와 식재료를 구입했다.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 보면 시골 사람들의 장날
점심은 장골목에서 국밥이나 짜장면을 먹는 것이
생각났다. 자매에게 짜장면 먹고 들어가자 했더니
그러자고 하며 좋아했다. 맛집은 아니지만 한번쯤
먹을 만한 중국집이라 들려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
"오늘 밥값은 내 용돈으로 쏜다!"고 했더니,
아내가 "나 몰래 용돈 많이 모았는가베?"라며 웃고
처제는 "형부가 사주셔서 더 맛있어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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