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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봄맞이 대청소, 간만의 완전체 산골 가족


2026년 3월 2일 월요일

음력 丙午年 정월 열나흗날


간밤에 비가 조금 내린 듯하다.

땅바닥이 축축하게 젖어있는 것을 보니...

이른 아침부터 축축한 물눈이 흩날리고 있다.

예보에는 오전부터 내일 새벽까지 꽤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고 한다. 대설특보가 발효되었다고...

영상 2도의 기온이지만 종일 비나 눈이 내리게

되면 꿉꿉할 것 같아 난롯불을 지폈다. 훈훈함이

참 좋고 뽀송뽀송한 느낌이라 잘했구나 싶다.


오늘로 기나긴 겨울방학(?)이 끝난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두 달 반 가까이 쉬었다.

이제 내일부터 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에 참여,

촌부는 식물원에, 아내는 인근 초등학교에 일을

나가게 된다. 내일은 일자리에 선발된 시니어를

모두 다 모아놓고 사전 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긴 겨울 동안 몸이 근질근질 주리를 틀곤 했었다.

개구리가 긴 동면을 마치고 팔짝 뛰어 오르듯이

산골 부부도 집이 아닌 외부에서 일을 하게 된다.


어제 아침나절 아내가 집안 대청소를 하자고 했다.

이름하여 봄맞이 대청소였다. 촌부에겐 청소기를

돌려달라고 했다. 아랫층에서 시작하여 2층까지

중형 청소기를 돌렸다. 아내가 먼저 먼지를 털고난

후, 구석구석 쌓인 먼지를 청소기로 말끔히 치우고

나면 뒤를 이어 아내가 청소포로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그리고나서 촌부가 청소기를 분해해 내부에

가득 쌓인 먼지, 머리카락, 온갖 잡스런 것을 모두

뽑아냈다. 촌부의 하얀 머리카락이 대부분이었다.

그 사이 아내는 중문 바깥쪽 현관과 다용도실 입구

현관을 쓸어내고 닦는 청소하며 하는 말이 재밌다.

"현관이 깨끗해야 복이 들어오는 것이라니!"라고...

"그 말이 신빙성은 있는 것이야?"라고 물었더니,

"당신 나이를 어디로 먹었노? 그것도 모른다고?"

라고 하는 것 아닌가? "내사 처음 듣는 말이네."

라며 웃었더니, "아이고~ 이 바보야!"라며 웃었다.

이렇게 봄맞이 대청소를 깔끔하게 하여 개운하다.


영주에서 막내네가, 원주에서 조카 딸내미가 왔다.

참 오랜만의 완전체 원조 산골 가족이 모인 것이다.

25년 전 우리 세 자매, 세 동서가 막내네 딸내미와

함께 이곳에 삶터를 정하고 둥지를 틀었다. 산중턱

비탈진 감자밭을 일구어 집을 지었다. 끝도 없었던

크고작은 돌을 치우느라 이만저만 고생 아니었다.

그렇게 3년에 거쳐 열네 채의 집을 지었고 나무와

화초를 심어 정원을 꾸미고 밭을 조성하여 농사를

지었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조카 딸내미는

예쁘게 장성하여 한번에 임용고시에 합격을 하여

지금 교사가 되었다. 하나뿐인 아들 녀석은 우리가

이주 당시 대학 2학년 재학중이었고 입대를 앞둔

상태라서 반강제로 독립을 시켜두고 왔기에 원조

산골 가족에서는 제외됐다. 녀석도 지금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어 우리의 2세 둘은 모두 교육자이다.


지금은 헤어져서 살고있지만 15~6년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아우들은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나고 보니 문득문득 그 시절, 그때가

떠오르곤 한다. 아무것도 없이 훵한 산중턱의 돌밭,

그 감자밭을 일구어 오늘날의 멋진 삶터로 일구기

까지 우리의 고생은 정말 이만저만이 아니었기에

지금 생각하면 꿈만 같다. 아마 다시 그때로 돌아가

그 일을 하라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못할

것 아니 안할 것만 같다. 경험해 보지못한 미지의

세계에서 개척자의 정신으로 정말 열심히 일했던

그 시절의 그 고생을 다시는 못할 것 같으며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땐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거침없는 의욕을 불태웠는데... 간만에 산골식구들

완전체를 이루다보니 오랜 기억들이 소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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