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의 여운이...
2026년 2월 28일 토요일
음력 丙午年 정월 열이튿날
어느새 짧은 달 2월의 마지막날이다.
이제 습관이 되어버린 듯이 되내이는 말,
"세월 참말로 빠르네!" 라며 하루를 연다.
오늘 아침은 간만에 늦잠을 자고 말았다.
그래봐야 7시도 안된 시간이긴 하지만...
졸업 5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 연희동에서
막둥이 아우네에서 함께한 다음 워낙 밀리는
서울 외곽도로 빠져나오느라 신경을 곤두세워
운전을 하느라 꽤나 힘이 들었던 모양이다.
170km의 장거리 운전은 이제 무리인가?
막둥이 아우 부부가 자동차 트렁크에 이것저것
바리바리 많이 챙겨주었다. 더 챙겨주지 못하여
죄송하다고 하는 매제가 고맙고, 모처럼 왔는데
내려가 과일이든 고기든 맛있는 것 사먹으라며
아내에게 두둑한 봉투까지 챙겨준 막둥이 아우의
고운 심성이 너무 고마웠다. 딸이 없는 우리에게
마치 딸 가진 부모 기분과 느낌을 주었다고 할까?
초등학교 졸업 다음날 우리가 결혼을 했고 연신
"새언니, 새언니!" 하며 아내를 따르던 그 아이가
이젠 우리를 챙기는 것이라 새삼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며 그저 뿌듯하고 흐뭇한 마음이 든다.
오는 길, 원주에 들려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왔다. 지난 설날 아들 녀석이 주고간 상품권으로
쇼핑을 한 것이다. 이래저래 아들에게, 아우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 우리부부는 자식도, 아우도 잘
기른 그런 느낌이 들어 기분이 너무나 좋긴 하다.
산골집에 내려오니 거의 만 이틀만인데 분위기가
달라보였다. 쌓였던 눈도 녹았고 얼었던 땅바닥도
녹아 질퍽거렸다. 서울은 봄날 같았는데 산골에도
봄기운이 꿈틀거리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랬는데 짧은 달, 2월 마지막날까지도 심술궂은
산골의 겨울은 가기 싫다고 생떼를 쓰는 듯하다.
영하 7도에 지붕에는 서리가 내려 하얗고 앙상한
나뭇가지는 상고대로 연출을 해놓았다. 햇볕 나면
이내 녹아 흘러내리겠지만... 이렇게 2월이 간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봤더니 엊그제
일본에서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면서
잠시 귀국했던 친구가 공항에서 출국심사 마치고
대기중이라고 했다. 열의가 참으로 대단한 친구,
모처럼 귀국했는데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함이
미안할 따름이다. 지금쯤 일본에 도착했으려나?
친구! 만나서 반가웠네. 늘 건강하시게나~^^
이틀이 지났지만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의 여운이
많이 남는 아침이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난 친구들,
정겹게 만나 정말 기쁘게 신나게 흥겹게 즐겼던 그
순간들이 아직도 어련거린다. 70이 지난 지금까지
함께할 수 있음이라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 전한다.
53년 전에 만나 인연을 맺은 정겨운 우리 친구들,
정든 동대문 운동장 앞의 교정을 떠난지 50년이
지났지만 긴 세월 서로를 잊지않고 그 인연을 쭈욱
이어왔고 이어갈 우리 친구들 건강과 행복을 빈다.
어젯밤 둘째네와 함께 미리하는 아내 칠순 잔치를
했다. 사연인즉슨, 50주년 행사에 나온 칠순 기념
케익을 이 산골집까지 가지곤 온 것이다. 그날 밤
우리 테이블에 앉은 어부인들 중에 칠순을 맞이한
사람은 아내 뿐이라서 어부인들이 가지고 가라고
했단다. 차려진 음식이 너무 많아 못먹는다면서...
이 산골에서는 구하기 힘든 고급제과점 케익이다.
덕분에 한 보름 먼저 케익으로 칠순 잔치를 했다.
50주년 행사도 뜻깊었지만 연이어 아내 칠순까지
챙길 수 있어 이또한 의미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