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 걱정은 뚝...우리 단지와 바로 인접한 뒷산의 지목이 전(田)이란다. 그러니까 밭이란 이야기인데 그동안 주인이 묵혀두어 묵밭이 되었고 세월이 흐르며 잡목들이 자라서 누가봐도 산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오래전 우리마을에 살다가 원주로 이사를 간 주인이 얼마전부터 인부들과 함께 와서 잡목들을 잘라내고 있다. 아카시아나무, 참나무, 신장나무, 잣나무, 자작나무를 비롯한 온갖 나무들을 베어서 군데군데 쌓아두었다. 가지는 가지대로 통나무는 통나무대로 가지런하게... 왜 저렇게 산을 벌거숭이로 만들고 잘 자라고 있는 나무를 잘라 쌓아두었을까 궁금했었는데 어제 밭주인을 만났다. 그러니까 이 밭은 우리집과 그 위 밭사이에 있는지라 진입로가 없다. 우리 땅을 밟아야만 들어갈 수 밖에 없고 위로 가더라도 또다른 집의 밭을 거쳐야 하니 거의 맹지에 가까운 토지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농사를 짓는 밭으로 쓰려는 것이 아니고 마가목을 심으려고 한단다. 결국 또 밭이 산으로 변할 것 같다. 우리야 뭐 아쉬울 것이 없다. 오히려 잡목들이 우거진 것보다 더 나을듯싶다. 일하는 동안 우리집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여 미안했던지 잘라놓은 나무가 필요하면 모두 가져다 써라고 하였다. 어치피 나무가 필요없어 쌓아두고 썩히려고 했단다. 그렇다면 촌부가 시나브로 끌어다가 두고두고 땔감용 장작을 만들어야겠다. 올라가 자세히 살펴보니 참나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와 끌어다가 놓았다. 버섯목으로 쓰려고 가져온 것이다. 몇년전에 해놓은 버섯목을 올해는 새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되었다.이 참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표고버섯 종균을 넣어 그늘에 두면 버섯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바로 난로에 땔감으로 쓸수가 있는 아카시아나무를 골라 가져다 놓았다. 나머지 나무들은 시간이 나는대로 틈틈이 끌어 내릴 예정이다. 먼산에 쓰러진 나무를 해오려면 꽤나 힘이 들텐데 참 잘 되었다. 땔감나무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이렇게 많은 양을 구하게 되다니 이것도 우리에게 주어진 큰 행운이 아닐까 싶다. 한동안 땔감나무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늘 땔감나무 걱정을 하는 산골아낙이다. 촌부가 먼산에서 나무를 해오려면 힘들다고...
사흘째 강릉을 비롯한 영동지방에는 폭설이 엄청 많이 내렸단다. 여기 산골도 오락가락 흩날리더니 밤새 땅이 안보일정도로 살짝 덮었다. 눈이 많이 내린다기에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이다. 아침기온도 그다지 많이 내려가지않아 영하 5도... 지금도 잔뜩 흐리고 오후부터 또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으니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