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왕과 사는 남자, 단종의 슬픈 역사를...
2026년 2월 26일 목요일
음력 丙午年 정월 초열흘날
영하 7도의 아침이다. 여전히 서리가 하얗다.
요즘은 아침과 한낮, 하루의 일교차가 심하다.
아침은 겨울, 한낮은 봄날과 같으니까 말이다.
오늘은 서울에 고교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에
가야하는데 어떤 옷을 입어야 할까 모르겠다.
이곳 산골은 아직 겨울인데 반해 서울은 봄인
듯하여 망설이게 된다. 작은 나라라고 하지만
기후를 놓고 보면 큰 나라가 아닌가 싶다.
어제는 아침나절 장평에 있는 평창시네마에서
요즘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영화를 관람했다.
첫 상영인데 예전에는 조조상영이라고 했었지!
엊그제 휴민트를 보고 어제는 '왕과 사는 남자'를
본 것이다. 단종 임금의 유배와 죽음을 모티브로
재조명한 것라서 요즘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영화이다. 엊그제 아내와 단둘이서만 관람했던
것과는 달리 어제는 만석이었다. '평창시네마'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라고
하여 대중문화 활성화의 일환으로 파격적인 요금
할인을 해준다. '찾아가는 시네마 데이' 특별할인
1,000원으로 영화관람을 할 수 있기 때문이면서
요즘 세간에 주목을 받는 영화라서 만석이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이 영화는 단종 임금의 슬픈 역사, 유배와 죽음에
관한 내용인데 짧은 2시간에 모든 것들을 담아낸
역작이 아닌가 싶다. 역사 자료에는 문신으로 단종
임금의 시신을 수습하여 장사를 지내준 충신으로
알려져 있는 엄흥도는 이 영화에서는 투박하면서
정이 많고 인간미가 넘치는 산골 마을의 촌장으로
등장한다. 역사 자료와는 좀 다른 것 같은 신분인데
단종 임금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유해진 배우의 띄어난 연기에 감동적인 느낌이라
더 눈물을 흘렸다. 옆에 앉은 아내는 오열, 통곡을
하듯했다. 모처럼 마음에 와닿는, 마음을 울리는
그런 영화 한 편을 손수건을 적시며 감상했다.
새삼 지난 추석 전날 아들과 함께 우리 세 식구가
드라이브 삼아 여행 삼아 영월에 갔을 때 청령포에
나룻배 타고 건너가고 오려고 대기중인 인파들의
긴 줄이 떠올랐다. 영화의 영향이요, 영화의 힘이라
할까? 이 영화 덕분에 청령포는 물론 영월 곳곳이
관광객으로 넘쳐난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란다.
1929년 동아일보에 연재됐던 춘원 이광수 선생의
소설 '단종애사'(端宗哀史)가 새롭게 단장 재출간
되었다고 한다. 당시에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는데
'왕과 사는 남자'의 인기에 편승하여 다시 주목을
받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영화로 인해 단종 임금의
슬픈 이야기(哀史)가 재조명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