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유유자적을 꿈꾸며...
2026년 2월 18일 수요일
음력 丙午年 정월 초이튿날
설날이었던 어제 아침과는 달리 오늘 아침은
많이 포근한 느낌이다. 간간이 부는 바람결도
춥다는 느낌은 없다. 영하 3도의 기온이지만...
오늘로 설연휴가 끝난다.
촌부의 일상에 휴일이든 평일이든 딱히 구분은
없다. 늘 그날이 그날인 듯하다고 할까? 이렇게
선을 긋지않는 일상은 산골살이에서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이런 일상을
이어가며 즐기는 한가로움과 여유로움을 두고서
흔히들 유유자적(悠悠自適)의 삶이라고 말한다.
언젠가부터 촌부는 이런 말을 좋아하며 그렇게
살아가자고 다짐하며 꿈을 키워간다.
뿐만아니라 이와 비슷한 이런 말도 마음속에 품고
그렇게 살아보자, 그렇게 살아가자 생각을 다진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더 적지만 나름의
생각은 내 인생, 내 삶의 질을 높이자는 의도랄까?
실제로는 어렵고 힘든 과제의 삶이겠지만 말이다.
유연자적(悠然自適)
‘느긋하고 평온하게 삶을 즐기는 모습’
소요자재(逍遙自在)
'천천히 돌아다니며 아무 구속 없이 자유로운 상태'
음풍농월(吟風弄月)
'바람을 읊고 달빛을 희롱하며 자연을 벗삼는 태도'
어제 음력 정월 초하룻날,
한 이틀동안 꽉찬 느낌이었던 설연휴의 집안이었다.
셋이 있을 때와 둘이 있는 때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을 어제 오늘 겪은 것도 아닌데 어제 설날은 정말
적막강산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아침나절 일찌감치
아들 녀석을 도시로 올려보냈다. 고속도로에 차가
밀리면 고생할 것 같아 아쉽긴 했지만 서둘러 보낸
것이다. 전혀 밀리지 않고 수월하게 잘 도착했다는
전화에 안심을 했다. 요즘 명절은 여유가 없는 듯...
다시 우리 부부 둘만의 일상으로 되돌아왔다.
설날 어디 외출을 하기도 좀 그렇고 하여 푹 쉬기로
했다. 그런데 쉬는 것, 노는 것도 제대로 흥이 나질
않았다. 책을 들어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영화나
한 편 볼까 했으나 그것도 마땅찮았다. 밖으로 나가
단지 한바퀴 돌아보았다. 날씨는 기막히게 좋았다.
하늘은 구름 한점없이 푸르고 햇살은 참 따스했다.
간간이 부는 바람도 차디찬 삭풍이 아닌 느낌좋은
훈풍이었다. 시냇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며칠 사이
꽁꽁 얼어붙어 빙벽처럼 보였던 시냇물 여기저기
얼음이 녹아 물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아직은
시기상조이기는 하지만 그냥 이대로 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내일이 두 번째의 절기,
우수(雨水)이니까 우리가 모르는 사이 저만치에
봄은 서서히 오고있겠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