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다시 시작하는 마음
2026년 2월 14일 토요일
음력 乙巳年 섣달 스무이렛날
영하 5도,
계절은 분명 겨울인데
느낌은 마치 봄날의 아침을 맞이하는 듯하다.
그렇게 기승 부리던 한파는 이제 더 이상 없겠지?
이 산골에서 봄을 논하는 것은 섣부른 조급함이다.
하지만 마음은 자연스레 봄을 손꼽아 기다린다.
지난 2월 4일,
꽤 오랜 세월동안 아마 20년은 되었을 싶은 습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매일 써오던 일기형식의
[촌부의 단상]을 올린 이후 며칠 멈췄다. 그러다가
2월 7일, 아무래도 말없이 그냥 멈추는 것은 그간
많은 사랑과 격려를 주신 분들께 대한 도리가 아닐
듯하여 왜 이쯤에서 멈추려 하는 가에 대한 사연을
올렸다. 그렇게 하여 열흘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분들께서 댓글, 문자, 전화를 주셨다.
멈춘 이유가 욕심이고 오지랖이었다고 말했으나
그게 무슨 이유가 되느냐고들 하였다. 그냥 하던
그대로 계속하라고 말했다.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스스로의 결론은 멈추는 것이 답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가장 가까이에서 격려와 응원하는 아내가
'글쟁이가 글을 써서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글쟁이로서 올바른 도리이면서
책임일진데 스스로 회피하고 도망치듯 하는 것은
비겁함이 아니겠냐?'고 했다. 정말 할 말이 없었다.
"20년 넘게 이어온 걸 중단하면 되겠소? 당신의
특기, 부단한 끈질김으로 계속 해보라니!"란 말에
다시 용기를 얻어 마음을 열었다. 글을 쓰는 것은
오랜 습관이면서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고
커다란 힘이 되는 것임을 새삼 곱씹어 보면서...
살다보면 이 세상 누구나 한두 번쯤, 아니 수 없이
많은 고통이나 아픔, 시련을 겪으며 산다. 그런데
잠시잠깐 시행착오로 인해 충격을 받았다고 하여
그렇게 긴 세월 이어온 나름의 습관을 한순간 중단
한다는 것은 아내의 표현처럼 비겁함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젊은 날의 시행착오는 회복할 기회가
많지만 나이가 든 지금의 시행착오는 돌이킬 수가
없는 것이라 느닷없는 충격은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그래서 한가롭고 여유롭게 글을 쓰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이 촌부도 평범하고 소박하기 그지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서민이기 때문에 요며칠
참 많이 아팠다. 몸이 아닌 마음이... 그렇긴 하지만
이 세상 누구나 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며 사는
것이라 여기며 그저 담담하게 살아가자고 다짐한다.
그 옛날 어르신들께서 묵은 미련은 묵은 해에 모두
버리고 새해에는 새롭게 시작하라고 했다. 액땜을
했다고 여기며 마음을 추스르고 새롭게 생각하라는
말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촌부지만 나이가 들어
그런지 잠시잠깐 나약함을 보인 듯하여 창피하다.
지난 일은 한시라도 빨리 잊을수록 좋은 것이겠지?
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 창피함은 잊어버리자!
많이 풀린 날씨와 함께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P.S:지난 2월 7일의 포스팅에 많은 분들께서 주신
위로와 격려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