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는 좋고 마음은 바쁘고...음력 섣달그믐날, 내일은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다. 도시에서 가족들이 설을 세러 아침일찍 출발하여 이곳 산골로 오고있다. 비도 내린다고 하고 고속도로가 북새통일텐데 고생을 안했으면 좋겠다. 직장생활하느라 바쁜 아들녀석도 오고있다고 연락이 왔다. 오랫만에 보는지라 기다려진다. 부모의 마음이 이런것인가 보다.
난롯불을 피우는 땔감용 장작이 생각보다 만만찮게 많이 들어간다. 장작집에 잔뜩 쌓아두었던 것이 차츰 줄어가니 산골아낙은 걱정이 태산이라며 끌탕이다. 지난 봄부터 전지해서 모아둔 나뭇가지를 굵은 것만 골라 마당에 나르고 잘라서 장작을 만들었더니 제법 많다. 뒷산 주인이 밭을 만든다며 간벌을 해놓은 나무를 갖다 때라고는 하였지만 아직 마르지않은 생나무라서 조금 더 말려야 한다. 산비탈에 잔뜩 쌓아놓았지만 집에 내려다 놓고 두고두고 장작을 만들어야 한다. 꽤나 많은 양이라서 조금씩 조금씩 할 수 밖에 없다. 큼직하게 잘라놓아 무척 무겁다. 지게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지게를 져본지가 하도 오래되어 그럴 수도 없다. 그렇다고 사오기도 그렇고 만드는 것은 더 어려우니 천상 어깨에 매고 나르든지 밧줄에 묶어 끌어 내리든지 해야한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들 것이다. 예정에도 없이 갑자기 난로를 놓게 되었고 소요량을 제대로 예측못한 것이다. 난로가 있어 따뜻하게 지내고 연료비도 많이 절감을 하였으니 힘들겠지만 이만한 댓가는 치러야함이겠지.
설날이 다가오니 고마운 이웃들에게 인사를 해야겠다 싶어 자그마한 것을 준비하여 집을 나섰다. 이사올 때부터 지금껏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을 주시고 늘 가족처럼 대해주시는 반장님댁에 들려 인사를 드리러 갔더니 여전히 반갑게 맞아 주셨다. 이내 술상을 보려고 부엌으로 가시는 사모님께 다음에 오겠노라고 사양을 했더니 모처럼 왔으니 무엇이든 입맛은 다시고 가야하는데 그냥 가서 서운해 어떡하냐시며 옥수수를 튀겨놓은 고소한 강냉이를 한자루 주셨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참으로 마음이 따뜻하고 고마운 분들이시다. 아쉬워 하시는 두분께 다음날 꼭 오겠노라고 인사를 하고 걸음을 제촉하였다.
그리고는 발걸음을 옮겨 여러가지 일들을 자주 도와주는 마을아우네로 향했다. 마침 아우네는 설을 맞이하여 만두를 빚고 있었다. 우리고장은 만두소에 닭고기를 다져넣고 빚는다. 이곳에 오던 이듬해에 이 아우네에서 닭고기를 넣은 만두를 처음 먹어 보았다. 어색했었는데 이제는 그 맛에 익숙해졌다. 마침 잘 왔다며 한솥 끓이고 있으니 만두국을 먹고 가란다. 장작일을 하느라 출출하던 차에 잘 되었다 싶어 자리하고 맛있게 먹었다. 제수씨는 음력 망년회라며 술한잔씩 하라고 술상까지 봐왔다. 아우와 만나면 화제는 주로 농사이야기와 산에 다니는 이야기가 오간다. 촌부는 늘 초보이니 배우는 입장이다. 그리고 항상 고마운 마음이고 친형제 이상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고보니 어제는 참으로 바쁘게 지낸듯하다. 날씨도 따뜻하고 좋았다. 마음은 많이 바빴지만...
64친구 여러분!
설 명절 가족과 함께 즐겁게 지내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원합니다~^^
바쁘네 어쩌네.. 그 전엔 왠 종일 길에다 시간을 뿌려도 날 기다리는 부모형제를 생각해 힘든줄 몰랐지.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같이 하다가 늦는 게 일상이었어. 자식생각하는 맘의 만분의 일만 부모님 생각하면 효자난다 했지.
지금. 너무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산다. 인인인인인(한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