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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하얀 겨울날의 소소한 행복


2026년 2월 3일 화요일

음력 乙巳年 섣달 열엿샛날


아침 기온 영하 19도,

사정없이 곤두박질을 하는 수은주로 인하여

하루사이 또다시 한파경보가 발효된 산골이다.

그나마 바람이 잠잠하여 다행이구나 싶다.


어제는 전날 밤부터 아침나절까지 내린 눈으로

온세상이 하얗게 변해 설경은 아주 기가 막혔다.

그 대신에 통행을 할 수 있게끔 길을 터놔야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겨울날 산골살이에서 이따금씩 해야하는 일상,

두어 시간의 수고로 불편함이 해소되는 것이다.

이른 아침 고맙게도 마을 아우 이장이 제설차로

진입로와 주차장의 많은 눈을 한번 밀어주었다.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제설작업을 할 수 있었다.

늘 그랬듯이 눈을 치우고 염화칼슘을 뿌려 길을

녹여놓으면 정말로 마음이 뿌듯하고 흐뭇함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멋진 설경의 아름다움을 곁에

두고 볼 수 있음도 그렇고 어젯밤 섣달 보름날의

둥근 보름달이 하얀 세상을 비추는 고운 달빛에

마음까지 고와지는 느낌이 들어 소소한 행복이

이런 것이구나 했다. 눈내림은 싫다고 하면서도

설경은 좋다고 말하는 웃기는 영감탱이, 그래도

이 나이에 아직 감성은 살아있구나 싶은데...


어제 오전 제설작업을 마치고 올라오고 있었는데

옆마을 형님이 전화를 주셨다. 장날인데 지난번에

못한 점심을 함께하자고... 두 집 다 이곳에 귀촌한

집이라 가끔씩 장골목에서 만나 식사를 하곤한다.

26년전 조카 딸내미 초등학교 1학년때 학교에서

잣축제 당시에 만나 인연이 되어 지금껏 이어온다.

서로 마음이 잘맞는 이웃이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살아가는 활력소가 되는 것이다. 비록 해물칼국수

한 그릇이긴 하지만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인연의 끈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라 여긴다.

산골사람들의 소박한 마음이라서 참 좋다. 이또한

소소한 행복이라 여긴다.


아내가 장날에만 나오는 단골 과일가게에서 흔히

말하는 낑깡을 조금 샀다. 낑깡이란 말은 일본말,

우리말로는 금귤이다. 일본말을 쓰면 안되는데...

앞으로는 금귤이라고 해야겠다. 귤처럼 생겼지만

귤도 아니요, 그렇다고 탱자도 아니다. 맛은 물론

향이 참 좋다. 그래서 아내는 금귤을 청으로 만들

생각에 샀다고 했다. 언젠가에는 금귤로 정과를

만들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금귤은 좋은

영양성분이 풍부한 과일이라고 한다. 꽤 앙증맞은

금귤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아내고 편으로 썰어

일일이 자그마한 씨앗을 뽑아낸 후에 청을 담근다.

씨앗 뽑아내는 일을 잠시 도왔다. 손에 묻은 당분,

진한 향이 어찌나 좋은지 모른다. 맛이 기대된다.

이런 기대를 하는 것 또한 소소한 행복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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