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또다시 하얀세상이...
2026년 2월 2일 월요일
음력 乙巳年 섣달 열닷새 보름날
아침 기온 영하 7도,
드디어 길게 이어지던 한파경보가 사라졌다.
얼마만인지도 모르겠다. 아마 3주일은 됐지?
대신 간밤에 대설특보에 눈이 못해도 10cm는
내린 듯하고 지금도 내린다. 얼마나 내리려나?
다행인 것은 습설이 아닌 가벼운 눈인 듯하다.
자고 일어났더니 산골은 또다시 하얀세상이다.
차라리 한파의 이어짐이 더 나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먹는다.
겨울방학이라고 팬팬히 놀며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촌부의 꼬락서니가 영 보기싫다고 하늘이
일거리를 내려주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어제는 바람이 조금 있긴 해도 날씨가 좋았다.
파란 하늘, 빛나는 햇볕의 따스함이라 한파가
물러가겠구나 싶었다. 너무나 게으른 일상이라
마음을 고쳐먹고 바깥으로 나가 잠시 서성거려
보았다. 도시와 달리 자연의 모습을 보며 즐기는
것이 너무 좋다. 하얀 눈이 주인공인 산골이다.
시냇물의 빙벽처럼 얼어있는 얼음도 무시하지
말라며 하소연하는 듯하다. 여기저기 기웃기웃
하다보니 철쭉나무 가지 사이에 주인없는 벌집
하나가 보였다. 벌들은 집을 저렇게 잘 지어놓고
어디로 간 것일까? 차디찬 겨울을 어디서 나고
있을까? 순간 갑자기 '까악까악'거리는 소리에
놀라 주변을 살폈더니 저만치 전봇대 꼭대기에
앉아있는 까마귀 한 마리가 울부짖는 소리였다.
까마귀가 우는 소리는 다른 새들 소리와는 달리
거북하고 그냥 싫다. 흉조라는 선입견 때문일까?
모처럼 좋은 날씨라서 설마 눈이 내릴까 싶었다.
한순간에 돌변하는 것이 날씨의 변화인데 말이다.
날씨와 상관없는 먹는 이야기 한 토막,
TV에서 과메기 만드는 작업이 극한직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며, "아~따야! 참 맛있겠네!"라고
했더니, 아내가 일장연설을 하는 것이 아닌가?
"당신 먹고싶은 것을 다 해소할라모 적금 들어!
계절별로 봄 도다리회 적금, 여름 민어회 적금,
가을 전어회 적금, 겨울 대방어회, 과메기 적금,
그뿐만이 아니지? 사시사철 좋아하는 광어회,
우럭회, 멸치회, 송어회 적금까지...ㅎㅎ"
"은행은 좋아하겠네!ㅎㅎ 얼마씩 들면 될까?"
섬놈 출신이 산골에 와서 살다보니 별 시덥잖은
대화를 다 하면서 산다. 그나저나 아내의 말처럼
먹고싶은 생선회 다 먹으려면 적금을 들어야하나?
아내가 좋아하는 갈치, 서대, 고등어 등 생선구이
적금까지 들어야겠지?ㅎㅎ 그건 그렇고 올해는
과메기를 못먹었는데 이참에 멀리 원산지 포항
구룡포에 여행삼아 가서 한 접시 먹고 올까나?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 각설하고 눈이나 치우러
나가야겠다. 바람돌이 짊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