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1월이 가는구나!
2026년 1월 31일 토요일
음력 乙巳年 섣달 열사흗날
차츰 풀린다던 한파는 여전히 기세가 등등이다.
한파경보 발효된지도 보름 가까이 되었지 싶다.
워낙 추위가 심하다보니 난로 연료 펠렛 소모가
장난 아니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는 많은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아내는 따뜻하게 지내려고
난로를 바꾼 것이고 펠렛을 충분히 들여놓았으니
따스하게 잘 지내면 되는 것이지 무슨 걱정이냐고
한다. 아내의 말이 맞긴 하지만 한파가 길어지다
보니 난방비 부담이 상당히 많이 늘어난 듯하다.
오늘도 영하 19도의 기온이라 일찌감치 난롯불을
지폈다. 따스하여 좋긴 하다. 긴 한파에 시냇물은
거대한 빙벽으로 변해버렸지만...
채소를 다듬어 나온 찌꺼기를 버리려고 밭에 갔다.
겨울이면 늘 그렇듯이 밭은 하얀 눈을 이불 삼아
긴 휴식을 취하며 기나긴 동면(冬眠)에 들어있다.
다른 고장에 비해 긴 겨울잠을 자는 산골의 밭이다.
겨울에 바라보는 밭은 훵하고 많이 쓸쓸해 보인다.
봄부터 가을까지 품고 있던 것들을 아낌없이 모두
내주었으니 느낌이 훵한 것은 물론 쓸쓸해 보이는
것은 당연하겠지? 겨울은 쉼의 계절, 밭도 그렇고
농부도 그렇고... 그런데 촌부의 생각은 녹색으로
가득했던 지난 초여름날의 밭에 가있는 것이었다.
미련일까, 욕심일까? 그리움이겠지?
어제 오전, 집에 있기만 하는 것도 무료(無聊)하여
청태산 너머 둔내에 물건값을 아주 저렴하게 파는
대형마트가 새로 생겼다 하여 구경삼아 드라이브
삼아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고속도로로 가지않고
통행이 뜸하고 한적한 舊영동고속도로였던 국도를
택해 넘어갔다. 소문처럼 그렇게 많이 싼건 아닌듯,
아내는 망설였다. 일일이 가격비교 후에 구입하는
편이라서 허투루 쇼핑을 하는 사람이 절대 아니다.
아내의 머릿속에는 물건별로 곳곳의 가격이 모두
입력이 되어있는 모양이다. 이거는 거기가 더 싸고
저거는 저쪽이 더 싸다니까 하며 일일이 비교후에
쇼핑을 하는 것은 물론 미리 메모한 것 외는 거의
사는 법이 없다. 쇼핑을 하다보면 충동구매도 있을
법도 한데 말이다. 어쩌다가 촌부가 좋아하는 것을
고르면 마지못해 사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결국 몇 가지 꼭 필요한 것,
그것도 봉평이나 진부 농협마트보다 저렴한 것만
골라 사는 것이었다. 알뜰함이 좋긴 하지만 좀...
오늘은 1월 마지막날이다.
두 달간의 방학(?)을 시작하면서 따뜻한 남녘으로
피한(避寒)여행을 다녀오려고 마음을 다졌었다.
그런데 산골의 일상은 한가함과 여유로움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이런저런 일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아내가 "우린 여행계획을 세우면 안된다니까, 그냥
무작정 떠나는 것이 답이야! 참 어렵다, 어려워~~"
참 희한한 것은 여행계획을 하면 꼭 무슨 일이 생겨
제때 여행을 가본적 없다. 아이러니한 징크스랄까?
다가오는 2월에는 설명절 전에 다녀올까 싶은데...
오는 3월엔 아내 칠순이 있지만 시니어클럽 일을
나가야 하여 조금 앞당겨 핑계삼아 다녀오려는데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젊은 시절에는 용기백배
전국의 명산을 두루 누비고 다녔으며, 직업상 전국
방방곡곡 郡단위는 거의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두루 섭렵을 했다. 이제 나이가 들어 마음은 있으되
선뜻 용기를 못내는 듯하여 마음이 좀 그렇다.
부지런두 허셔...이반 저반 그반 고반 ...구두 뒷창 다 닳아 등산화 신고 다니셔야 것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