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나흘째 내린 눈
2026년 1월 13일 화요일
음력 乙巳年 동짓달 스무엿샛날
밤새 또 눈이 소복소복 많이 내려쌓였다.
계속해서 내린 것은 아니지만 오락가락 나흘째
눈이 내린 것이다. 이틀은 거의 폭설 수준이었고
어제는 아침나절에 이어 한낮에도 흩날렸고 밤엔
또 꽤 내렸다. 어제는 올겨울 가장 추운 날씨였다.
이틀간 제설작업을 하느라 힘들었는지 몸살기가
있어 어제는 꼼짝않고 있다가 자동차에 쌓인 눈이
얼어붙어 잠시 털어내느라 주차장에 내려간 것이
바깥에 나간 것의 전부다. 걱정된다면서 이서방이
따끈한 생강차 한 잔을 끓여주었다. 고맙다.
오늘 아침은 기온이 꽤 올라가 영하 5도에 머문다.
어제 아침의 영하 21도에 비하면 다행이구나 싶다.
이놈의 기온은 들쭉날쭉, 오르락내리락 반복이다.
뿐만아니라 습설을 비롯해 눈도 자주 많이 내린다.
불규칙한 날씨에 몸도 마음도 적응하기가 힘들다.
아무래도 해가 가고 나이가 들면서 한 해 한 해가
다르게 느껴진다. 나이듦인가 싶어 때로는 서글픈
마음까지 들곤 한다. 그럴때마다 마음을 고쳐먹긴
하지만 몸이 마음에 뒤쳐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벌써 이런 나이가 되었나 싶다.
어제 늦은 오후 잠시 카페에 내려갔을때 이서방이
"형님 건강 회복되시면 시냇가 고사목 정리작업을
해야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함께 펜션 옆쪽의
시냇가에 가봤다. 엄청 큰 고사목이 점점 썩어가며
저절로 가지가 꺾여져 바닥에 널부러져 있고 지난
강풍에 아름드리의 밑둥이 찢어져 쓰러져 있었다.
이서방이 걱정을 했던 것은 쓰러진 고사목이 펜션
지붕에 걸쳐있어 혹시나 건물이 파손될 위험성이
있을까봐 그랬던 것이었다. 밧줄을 묶어 안전하게
끌어내려야 될 것 같았다. 서있는 커다란 고사목도
언제 쓰러지게 될지 몰라 베어내는 것이 좋겠지만
우리 둘의 엔진톱 다루는 솜씨로는 무리일 것 같아
아무래도 마을 맥가이버 아우에게 부탁을 해야만
할 것 같은데 요즘 날씨가 영 엉망이라 부탁하기가
망설여진다. 부탁하면 들어주긴 하겠지만 문제는
날씨다. 날씨가 풀려 좋아지면 부탁을 해봐야겠다.
이른 아침,
난롯불 지펴놓고 앉았다가 벌떡 일어났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눈을 치우러 나가자!"
식구들 일어나기 전에 나가 눈을 치우면 식구들의
고생을 덜어주게 될 것 같았다. 손전등을 들고나가
바람돌이(브로워)를 꺼내 짊어졌다. 그런데 제설이
힘들다. 밤새 내린 눈은 습설이 아닌데 어제 오후에
내린 눈이 습설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다보니 꽤
힘이 들고 시간도 지체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포기할 촌부가 아니잖는가? 영하 5도의 기온인데
바람이 불어제껴 작업이 꽤나 더디게 진행되었다.
이리저리 부는 바람에 바람돌이로 눈을 불었지만
얼굴로 몸으로 눈이 덮쳐 그야말로 눈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2시간 반을 악전고투를 하며 눈을
치우고 들어왔다. 주차장은 눈이 많이 쌓여 제대로
마무리를 못하여 다시 나가 넉가래로 치워야겠다.
에고~ 힘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