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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친구의 배려가 고맙다.


2026년 1월 4일 일요일

음력 乙巳年 동짓달 열엿샛날


어제 아침 날씨가 풀릴 것이라는 예보가 뻥이라며

투정을 부렸더니 하늘이 그 말을 들었는지 기상청

예보가 맞아떨어졌는지 오늘은 하루 사이에 쑤욱

올라간 기온, 영하 8도로 시작한다. 무려 11도가

치솟았다. 우리네 서민들에겐 반가운 현상이다.


산골살이가 도시살이와 달리 정겹고 시골스러운

모습이 있다면 아마도 가장 먼저 난롯불을 지피는

것을 꼽을 수 있지않을까 싶다. 또한 지붕 윗쪽의

연통을 통해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정경도

시골스런 정겨움일 것이다. 오래전 도시에서 살며

전원생활을 꿈꾸던 시절에 꼭 해보고 싶었던 작은

소망이기도 했다. 26년전 이주 초기에는 카페의

벽난로, 16년전부터 거실에 화목난로를 들여놓고

불을 지폈고 올겨울부터는 펠렛난로로 교체하여

시골스런 정취를 느끼며 산골살이를 하고 있다.


우리집의 겨울날 모습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장작으로 난롯불 지폈던 16년 세월을 뒤로하고

올겨울부터 편리한 펠렛난로로 보조난방을 한다.

지난 10월말 난로 교체이후 두어달 펠렛을 땠다.

처음이라 땔감인 펠렛이 얼마쯤이 있어야 겨울을

날 수 있을지 가늠을 할 수 없어 일단 1톤을 들여

놓았다. 2개월이 지나고 보니 1톤으론 턱도 없다.

문제가 있다면 산골이라 펠렛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비용이 장난 아니라 고민을 했다.


펠렛 공급업체가 경기도 화성에 있어 배송이 그리

쉽잖다. 가격은 타업체에 비해 비싼 것은 아닌데

화물이나 택배로 배송을 받으면 물류비용이 생각

보다 부담스럽다. 직접 화물차를 가져가 실어오면

본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을 할 수 있다고

했으나 우리는 짐차가 없으니 난감했다. 화물이나

택배를 이용하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비용은

감수해야만 했다. 그랬는데 공급업체 가까운 곳에

농장을 가진 친구가 우리의 사정을 듣고는 흔쾌히

그 수고를 해주겠노라고 했다. 그것도 2톤을 싣고

오겠다고 했다. 고마움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솔직히 말해 지금껏 우리 부부는 가능한 남들에게

신세를 지거나 폐를 끼치며 사는 것을 꺼려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어쩔 도리가 없음이라 신세를

지기로 했다. 이렇게 고마운 친구가 있을까 싶다.

우리 부부의 큰 복이라고 여긴다. 고맙소, 친구!


펠렛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지난날 장작의 추억이

떠오른다. 장작을 마련하는 일은 낭만적으로 보일

테지만 그리 만만하거나 쉬운 일은 아니다. 꽤나

힘든 일이다. 산에서 나무를 해와야 하고 엔진톱을

이용해 장작크기로 잘라야 하며 도끼질로 장작을

패야만 한다. 지난해는 도끼 대신 유압도끼를 구입

그나마 수월하게 장작을 쪼갤 수 있긴 했다. 한 해

지나 팔았다. 그뿐인가? 패놓은 장작을 장작집에

옮겨 쌓아야 하고 또한 조금씩 가져다 땔 수 있게

다용도 창고로 옮겨놓아야 한다. 뿐만아니라 불을

지핀 다음엔 수시로 장작을 넣어야 한다. 그 일을

많게는 25년, 적게는 16년 세월을 해왔다. 이제는

장작 대신 펠렛을 연료로 때다보니 15kg 한 포를

채워놓으면 하루는 충분하다. 불을 지펴놓게 되면

자동으로 펠렛이 내려와 불을 끄기까지 손을 델

필요가 없어 엄청 편리하다. 지난날의 장작준비는

꽤나 힘들긴 했으나 잊지 못할 장작의 추억이다. 

겨우 한 해 쓰고나서 유압도끼는 팔았지만 촌부의 

손때가 묻은 도끼, 해머는 어떻게 다시 사용하게

될지 몰라 고이 보관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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