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두 차례의 제설작업
2025년 12월 30일 화요일
음력 乙巳年 동짓달 열하룻날
오늘 포함 이틀 남은 2025년,
딱히 뭐라 말하기도, 그렇다고 글로 표현하기도
꽤 많이 어색한 그런 느낌이 드는 오늘 아침이다.
왜 그럴까? 아무 생각없이 살아서 그런 것일까?
하루는 24시간, 한달은 30일, 일년은 열두 달에
365일, 날짜 구분의 개념은 우주의 원리, 자연의
변화에 따라 우리네 사람이 가르마를 그어 구분을
해놓은 규범이며 약속인데 오늘 생각은 이상하게
날짜의 구분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흔히들 이맘때가 되면 가장 많이 쓰는 말이 아마도
'다사다난 多事多難'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삶은
당연히 하루하루가 똑같을 수 없으니 '여러 가지로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은 것'일 텐데... 지나고 보면
늘 아쉬움이 남고 미련을 갖게 되는 것은 생각컨데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욕심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싶다. 이제 새해가 오면
망팔 望八(여든을 바라보는 나이라는 뜻으로, 실제
로는 일흔한 살을 가르키는 말)의 나이에 들어서는
해인데 아직도 수양이 덜 되고 많이 부족한 듯하다.
어쭙잖은 생각은 접어두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오늘 아침은 꽤 춥다. 영하 8도, 희한하게 눈이 내린
다음날은 꼭 추위가 뒤를 이어지는 것 같다. 맞나?
거의 그랬던 것 같다. 춥긴 하지만 바람이 잠잠하여
그나마 다행이구나 싶다. 방학(?)이라고 게으르고
자꾸 늑장을 부린다. 평소 촌부답지않은 모습이다.
아내는 두 달 가까이는 그래도 된다고 격려한다.
지난 10개월 열심히 일했으니 마음 가는 그대로,
몸이 허락하는 그대로 그냥 쉬어가도 된다면서...
어제는 밤새 내린 습설도 모자람인지 아침나절에도
눈이 꽤 내렸다. 두 번째 내린 그 눈은 습설보다 더
축축한 그야말로 물눈이었다. 이른 아침 먼저 치운
눈은 꽤나 무거웠다. 이서방이 먼저 일어나 통행이
가능하게 진입로를 치우고 염화칼슘을 뿌려놓았다.
뒤늦게 내려간 촌부는 중앙통로와 카페앞 주차장을
치웠다. 둘째네가 원주로 나가고 난 다음에 또다시
눈이 펑펑 내린 것이다. 밤새 내린 눈보다 훨씬 더
많이 내렸다. 그런데 영상의 기온에 내려서 그런지
완전 물눈, 쌓이기는 했지만 밟으면 철벅철벅했다.
그렇기는 해도 그냥 놔두면 점점 내려가는 기온에
얼어붙을 것 같았다. 그래서 촌부는 진입로 도로를,
아내는 중앙통로를, 주차장은 둘이서 함께 치웠다.
물눈이라 넉가래로 조금씩 밀었더니 손쉽게 밀려
쉬엄쉬엄 힘들지않게 둘이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제설작업을 마치고 난롯불 앞에 앉아 따끈한 차와
견과류로 피로를 풀었다. 이 겨울날 산골 부부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시간이라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