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올겨울 최강 한파
2025년 12월 26일 금요일
음력 乙巳年 동짓달 초이렛날
영하 16도,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최강 한파,
한파경보가 내려졌고 엄청시리 춥다.
유난히 오락가락, 이상 기후에 여느해 겨울보다
따스한 올겨울이라 더 추위가 느껴지는 듯하다.
지나온 25년 세월을 되짚어보면 이 정도 추위는
기록에도 오르지 못하는 추위다. 이곳에 이주한
이후 영하 32도의 기록적인 추위를 관측한 적도
있었고 영하 10~15도는 설다목 산골의 겨울철
평균기온이었다. 그때에 비하면 요즘의 겨울날은
훨씬 따스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끼는
추위는 마찬가지인 듯하다. 하긴 체감온도가 영하
22도라고 하니 그럴만도 하다.
어제 아침나절에는 느닷없이 예보에도 없던 눈이
조금 내렸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사람들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좋아들 하지만 눈을 싫어
하는 촌부는 눈살을 찌푸린다. 그렇긴 해도 어제는
그러지 않았다. 한낮으로 갈수록 더욱 더 떨어지는
기온에 그냥 놔두면 얼어붙어 낭패를 당할 수 있을
것은 분명한 사실, 바람돌이에 연료를 채워 짊어
졌다. 우선 식구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했다.
중앙통로, 집주변을 치우고 내려와 진입로를 따라
내려가며 말끔하게 치우며 내려갔다.
이런이런, 아랫쪽 사거리 부근은 장난이 아니었다.
도대체 정신상태가 올바른 사람들인가 싶을 정도,
눈길을 그냥 차를 몰고다녀 반질반질한 길바닥을
보는 순간 어이가 없어서 작업을 멈추고 망설였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제설작업을 해야하는 것일까?
크리스마스 날이니까 봉사를 한다는 좋은 마음으로
치우자! 그렇게 마음을 먹었더니 오히려 가벼웠다.
저 아랫쪽 교량 입구까지 말끔히 치우고 올라왔다.
작업이 끝날 무렵 자동차 2대가 제설작업을 하는
촌부를 본체만체 씽~하고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분명 아랫쪽의 주민인데 말이다. 작업을 다 마치고
올라오다보니 그 자동차 중에 한 대가 눈을 치우지
않은 비탈길을 못올라가 미끄러져 있었다. 자꾸만
시도하는 바람에 길바닥이 다져지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잠깐 치워 염화칼슘을 뿌리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을 저러고 있으니 한심스러웠다. 그 차는
오르막 끝부분까지 올라가다 다시 미끄러져 결국
아랫쪽에 두고 걸어가며 촌부에게 민망한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한마디 했다. "좀 치우고 다니셔!"
라고... 공용 길은 치우겠지만 그쪽의 길까지 내가
봉사를 할 필요는 없다.
집에 올라왔더니 아내가 "내려가는 길이 괜찮으면
드라이브 삼아 월정사에 다녀오면 어때? 오다가
짬뽕 한 그릇을 먹고 오면 좋겠는데... 크리스마스라
좀 그런가?" 라고 하며 웃었다. "크리스마스가 무슨
상관이야? 우린 크리스찬도 아닌데... 가자구!" 라고
말했다. 샤워를 하고 곧장 효붕이를 몰아 오대산의
월정사로 향했다. 그렇잖아도 해가 가기전에 한번
다녀와야지 했었다. 휴일이라 관광객이 꽤 많았다.
부처님 뵙는 것도 올해는 마지막일 듯하여 올 한 해
나름 무탈하게 열심히 살아왔음을 고하고 새해에도
욕심없이 열심히 살겠노라고 다짐하고 법당을 나와
월정사 달력을 얻어 진부로 향했다.
우리 부부 단골집, 바우짬뽕에서 굴짬뽕과 해물짬뽕
한 그릇씩을 시켜 맛있게 비우고 다이소와 마트에서
간단히 쇼핑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있는 것보다
이렇게 바람도 쐬며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 참 좋다.
저녁엔 아내가 크리스마스인데 별식을 하자고 했다.
어쩐지 마트에서 갖가지 채소를 왜 사는 가 했더니
다 속셈이 있었구나 싶었다. 샤브샤브를 해서 먹었다.
쏘맥까지 곁들여... 그런대로 의미있는 크리스마스
휴일을 보낸 산골 부부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