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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혼자만의 드라이브도 해볼만하군!


2025년 12월 19일 금요일

음력 乙巳年 시월 그믐날


우리 눈으로 관측하는 겨울날 기온의 대부분은

저녁부터 차츰 낮아지기 시작하여 새벽을 거쳐

이른 아침이면 최저치를 기록한 후, 동이 트면

차츰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그와는

다른 경우도 종종 있다. 하긴 변화무쌍한 것이

날씨의 변화, 기온의 변화니까 뭐 그리 대수로운

것은 아닐게다. 아내가 만든 맛난 뼈다귀해장국에

소주 한잔을 한 탓에 일찍 잠이 들어 새벽 1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잠을 깼다. 바깥에 나가 바라본

온도계의 수은주는 영하 8도 언저리였다. 추웠다.

아침엔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시 잠들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살폈더니 영하 10도였다.

극히 이례적인 기온의 상승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바람인 것이라 여기며 피식 웃고 말았다. 


어제 오후, 

아내를 학교에 내려주고 오는 길에 농협에 들려

잠시 볼일을 보고 인근 마을에 있는 보건지소에

들렸다. 얼마전 강원헬스업에서 시행한 건강실천

인센티브 챌린지에서 우리 부부가 우수자로 선정

되었다며 답례품 찾아가라고 하기에 들린 것이다.

지소장님께서 각각 우수자로 선정되었다고 하며

멀티팬 2개를 주시면서 축하한다고 했다. 똑같은

멀티팬이 두 개나 생겼으니 하나는 아들 녀석에게

선물이라며 줘야겠다.


그랬는데,

집에 와서 보니 아내가 스마트폰을 쇼파에 놓고

그냥 학교에 간 것이 아닌가? 몇 시간이지만 꽤나

답답할 텐데... 이내 스마트폰을 들고 학교로 갔다.

아내는 겸연쩍은 모습으로 웃으며 받는 것이었다.

그렇게 스마트폰을 전하고 학교를 나왔는데 왠지

그냥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 봉평읍내로 효붕이를

몰았다. 탁구장에 있을 듯한 아는 형을 만나기로

하고 가서 잠시 차 한 잔을 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해 가기전에 조만간 만나 소주 한잔 하기로 했다.

오는 길에 읍내 초입의 마을 아우 영업장에도 들려

잠시 이야기 나누고 다시 애마 효붕이를 몰았다.


집으로 들어기기가 싫어 또다시 생각에 잠겼다.

"그래, 혼자 드라이브나 하자!"하고 금당계곡길로

향했다. 이 길은 이따금씩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를

하는 길이다. 그야말로 멋진 절경의 계곡에 흐르는

시냇물을 끼고 나 있는 꼬불꼬불한 재밌는 길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있어 언제라도 마음

먹으면 달릴 수가 있는 멋진 길이라서 정말로 좋다.

늘 아내와 함께 달리던 길이지만 모처럼 혼자 달려

보는 것 또한 좋다. 희한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애마 효붕이와 나 혼자 뿐이었다는 것이다.

가는 길도, 반대 방향도 자동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다는 것이 의아스럽기도 했던 것이다. 그만큼

아무런 생각없이 오로지 나 혼자만의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음이라 참 잘했구나 싶었고 아주 가끔은

이런 드라이브도 해볼만하구나 싶었다.


마을입구에 다다른 두 갈래 길에서 잠시 망설였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왼쪽 천변길은 곧장 집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마을을 거쳐 집으로 가는

길이다. 두 길은 마을 저쪽 입구에서 다시 만난다.

기왕 나왔으니 마을에 들어가 멘토 아우나 만나고

가자 하고 마을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랬는데 마을

입구 첫 집을 지나치다가 멈췄다. 청바지클럽 회원

아우의 작고하신 아버님댁인데 수리를 하고 있었다.

자동차에서 내렸더니 멘토 아우네 제수氏도 함께

있었다. 운동을 하다가 공사판이 벌어져 들렸단다.

멘토 아우를 만나러 가다가 멈춰 셋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아내를

데리러 갈 시간이 되어 멘토 아우는 다음에 만나야

했다.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 세 시간을 쏘다녔지만 정말

재밌었다. 아내를 데리고 오면서 쏘다닌 세 시간의

행적을 쭈욱 이야기했더니 "잘~ 하셨소이다!"라고

하며, "그동안 농사 지으랴, 식물원에서 일을 하랴

고생했으니 이참에 혼자 여행이나 다녀오시지?"

라고 했다. 이내 쏜살같이 튀어나온 촌부의 대답은

"이 사람아! 이 나이에 청승맞게 혼자 여행이라니,

내사 싫다. 당신 일 끝나모 함께 댕기오자. 이번에는

동쪽으로 가서 남쪽을 거쳐 서쪽으로 좀 길게 갔다

오모 안될까? 사는 거 뭐 있노? 다리에 힘 있을때

돌아댕기야제!"라고 길게 늘어놓았다. 아내의 답은,

"아따야! 돈도 쌨는가베? 한번 더 생각을 해보고..."

라며 말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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