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손 놓고 쉬는 것이 영 어색하다!
2025년 12월 10일 수요일
음력 乙巳年 시월 스무하룻날
딱히 이렇다 할 일도 없는 하루였다.
이렇게 허송세월로 지내도 되는 것일까?
아내는 푹 쉬어도 된다고 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 참 열심히 살았잖아?
농사 짓고, 시니어 일도 하고, 글도 쓰고...
그렇게 지냈으니 추운 겨울날엔 그냥 쉬어도 돼!"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놓고 쉬는 것이 영 어색하다.
이렇게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흘러 12월도 열흘이
지나간다. 머잖아 12월도 가고 새해가 올텐데...
어제 하루 쉬었으니 오늘은 식물원 나가는 날이다.
어제보다는 조금 기온이 올라 영하 8도에 머문다.
이제 몸과 마음이 겨울 모드에 적응이 되고 면역이
되었는지 느끼는 추위는 별다른 차이가 없음이다.
나만이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 산골 사람들은
태반이 그렇겠지 싶다. 며칠전 마을 아우가 그랬다.
"겨울은 눈만 안오면 살만 하다니까요!" 라고 하여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며 "비탈길 오르내리는 우린
더 그렇다니!"라고 했던 그날 대화가 새삼 떠오른다.
점심 무렵, 아내가 그랬다.
"오늘처럼 쌀쌀한 날에는 어묵우동이 어떨까?"
"그럼 좋고 말고! 뜨끈하여 좋다니!"라고 했다.
아내의 어묵우동은 덕수궁 입구에 있는 '유림국수'
복사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음이다. 아내는 맛이
좋고 인상이 깊은 음식을 먹고 오면 나름 레시피를
되짚어 만들어 보곤 한다. 촌부 생각에 성공 확률은
상당히 높다. 어묵우동도 성공작 중의 하나이다.
아내가 학교에 간 사이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고
난로 청소를 한 것이 오늘 촌부가 한 일의 전부이다.
아침나절 아내가 했던 당부의 말 그대로 푹 쉬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스쳤다. 며칠전 몸살기운에
힘들어 하던 아내가 고깃집이 생각난다고 했었다.
그 즉시 데리고 갔어야 했는데 하며 후회가 되었다.
"그래, 이따 학교 끝나는 시간에 맞춰 가면 그 길로
이따금씩 가는 단골집 다솜방으로 데리고 가야지!"
했다. 그렇게 했다. 좀 이른 시간이라서 평창읍내에
있는 다이소에 잠시 들렸다가 대화의 다솜방으로
갔다. 아내가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었다. 진작 데리고 왔어야 했는데 하면서...
이렇게 예정에도 없었던 외식을 하고 와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