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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이제 또 시작이다, 제설작업이...


2025년 12월 6일 토요일

음력 乙巳年 시월 열이렛날


이른 아침 일어나자마자 곧장 난롯불을 지펴놓고

바깥에 나가 온도계부터 살폈다. 영하 10도였다.

1시간이 지난 6시에 다시 나갔더니 영상 7도까지

쑤욱 올라간 기온이다. 해가 떠올라 동이 트려면

1시간은 더 기다려야 하는데 기온이 올라는 것이

신기하다. 우리 눈엔 보이지 않지만 태양의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제는 전날밤 아주 짧은 시간에 3cm 가량 첫눈이

내렸다. 이곳 산골에서야 이 정도 눈은 그저 그렇게

'눈이 왔구나!' 하는 정도이다. 헌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5~6cm의 눈에 완전 난리가 났던 것

같다. 빙판길 도로에 수많은 사고가 나고 귀가하는

퇴근길이 뭐라 표현하기도 그런 대혼잡, 생난리를

겪었던 모양이다. 어젯밤 TV뉴스를 보면서 날씨의

변화가 이렇게나 무섭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제 아침 출근은 아랫쪽에 내려놓은 효붕이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 눈을 털어내고 느릿느릿 식물원까지

안전하게 운전을 했다. 여느날보다 늦게 도착했다.

동료들과 함께 커피와 과일을 먹으며 Tea Time을

갖고 할일을 논의했다. 눈이 내려 탐방객의 안전을

위한 제설작업을 하는 것이 당연한 우리의 일이다.

대형 브로워 2대, 소형 브로워 1대, 빗자루 등 제설

장비를 챙겨 식물원 입구부터 제설작업을 깔끔하게

해치웠다. 그 다음은 구역을 나눠 탐방로 오솔길을

치웠다. 그다지 많은 눈이 아니라서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하지만 브로워가 제법 무거워 일을 마치고

관사의 쉼터에 들어갔더니만 몸이 후끈 달았는지

이마에서 김이 모락모락, 서로 바라보면서 웃었다.

식물원 관계자들도 우리 시니어들 덕분에 주변이

너무 깔끔해 좋다며 수고했다, 고맙다, 감사하다고

모두들 칭찬과 함께 웃으며 인사를 했다. 우리들도

뿌듯하고 흐뭇하여 함께 웃었다.


제설작업을 마치고 쉬는데 아내가 전화를 했다.

그렇잖아도 제설작업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연락을 해볼까 하던 참이었다. 이서방이 진입로를

치우고 아내와 체제는 단지 내부를 치웠다고 했다.

아내는 본인의 운동길까지 말끔하게 치웠다고...

이제 또 시작이다. 산골 사람들의 겨울날은 이렇게

제설작업을 하는 것이 가장 힘든 시련의 시간이다.

여느 고장에 비해 겨울이 훨씬 더 길고 눈도 자주,

많이 내리기 때문이다. 인근 스키장이나 눈 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미안하지만 제발 올해는

눈이 적게 내렸으면 하는 산골살이를 하는 촌부의

간절한 바람이다.


소소한 즐거움 두어 가지,

어제 식물원에 출근했더니 도예 강사님이 엊그제

컵에 그림을 그려넣어 마무리한 것을 가마에 구워

완성을 했다면서 주셨다. 생각했던 보다 더 예쁘고

멋지게 너무 잘했다며 모두에게 칭찬을 해주셨다.

집에 가져왔더니 아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하나는 아내에게, 또하나는 아들에게 선물하기로...

그러면서 저녁에 웨지감자를 구워 야식으로 먹었다.

날이 빨리 저물어 저녁식사를  조금 일찍 하다보니

기나긴 겨울밤엔 입이 굼굼하여 야식을 하게 된다.

야식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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