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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하루종일 우중충했던 일요일


2025년 11월 24일 월요일

음력 乙巳年 시월 초닷샛날


영상 4도, 간만에 영상의 아침을 맞는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오늘 오후 초겨울날의 비가

예보되어 그런 것일까? 어찌되었거나 촌부와 같은

서민들에게는 따뜻하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날씨다.

길어야 하루이틀 잠시겠지만... 그래도 좋다!


쉬는 날이었던 어제 늦은 오후,

어슬렁거리면서 다니다가 텅빈 큰밭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봄부터 불과 얼마전 가을까지 푸르름으로

가득했던 모습이 선했다. 이제 내년 봄까지 기나긴

겨울은 그냥 훵한 모습으로 긴 휴식을 취할 것이다.

그런데 눈길이 밭가 절개지에서 멈췄다. 일거리다.

지독한 번식력의 아카시아, 이름도 모르는 잡목이

빼곡하게 자란다. 지금이야 잎이 모두 다 떨어져서

훵하지만 하절기에는 온갖 풀들과 함께 엄청나다.

지난해는 예초기와 엔진톱으로 한바탕 소탕작전을

했었다. 하지만 허사다. 번식력이 좋은 아카시아와

같은 나무는 자르고 잔류 독성이 없는 화합물 성분

유기인계 제초제, 근사미를 남은 밑둥에 묻혀 뿌리

까지 제거해야만 하는데 그냥 두었더니 오히려 더

많은 가지가 나와버렸다. 날을 잡아 또다시 소탕을

할까, 말까 망설여진다. 솔직히 말해서 해도 그만,

안해도 별다른 지장이 없어 안해도 그만이지만...


오전에 두어 시간 아내와 함께 다용도 창고에서

잣손질 1단계 잣송이 겉껍질까고 피皮잣 꺼내는

작업을 했다. 두 박스 중 한 박스 마무리한 것이다.

피잣이 꽤 많아 보이지만 상태가 변변찮아 얼마나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내는 까놓은 피잣은

곰팡이 냄새, 곰팡이 먼지가 풀풀 날 정도라면서

시냇물에서 깨끗이 씻어다놓았다. 저녁에 몇 개를

까봤는데 영 신통찮단다. 제법 많아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멀쩡한 알갱이가 있다며 끝까지 해보잖다.

이제 할 일도 별로 없으니 심심풀이 소일거리 삼아

나머지 한 박스도 마저 1단계 작업을 해치워야겠다.

1단계 작업을 하고나면 집안에서 시나브로 2단계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만큼 제대로 된

백잣을 거둘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얼마전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자동차 가림막 하나를

주문했더니 도착했다. 값이 얼마 안되는 것이라서

구입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하지만 기왕 샀으니 씌워보았다. 안내에는 차종에

상관없다더니 승용차용인 것 같다. 효붕이와 같은

SUV는 앞유리는 잘 맞지만 옆유리를 덮는 날개가

승용차용인 듯했다. 그래도 그냥 그런대로 쓸만한

것 같아 씌워놓았다. 싼 게 비지떡이라더니 원... 


하루종일 우중충했던 일요일,

이런 날의 야식은 올리브오일로 구운 웨지감자가

제격이라며 뚝딱 만들어 준 아내가 정말 고마웠다.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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