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친 음식...예보에도 없던 눈이 아침부터 펄펄 내리고 있다. 이곳 산골에는 기상예보와는 다르게 느닷없이 겨울날에는 눈이 내리거나 여름날에는 비가 쏟아지는 일이 종종 생긴다. 결국 기상예보만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산골이라 그렇겠거니 하고 여기며 산다.아마 오늘도 그런 날이 아닌가 싶다. 아침기온은 여전히 차갑다. 영하 13도...
어제 산골아낙이 영양식이라며 콩빈대떡을 부쳐서 소주와 함께 야식으로 내놓았다.문득 오래전 읽었던 책이 생각났다. 농사짓는 대학교수 이원종 박사님이 저술하신 "위기의 식탁을 구하는 거친 음식"이라는 책이다. 눈으로 보기도 좋고 입으로 잘 넘어가는 부드러운 음식보다는 땅의 기운을 받은 식물성 음식으로 오래 씹을 수 있는 거친 음식이 우리 몸에 좋다는 내용이었고 특히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콩에 대한 부분이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요즘 메주를 띄우느라 집안에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맛있는 간장과 된장을 담그기 위한 과정인지라 그러려니 하며 그 냄새와 함께 한다. 집안에 우리 두식구외에 드나드는 사람도 없으니 괜찮다. 이 또한 콩을 이용한 거친 음식을 먹기 위한 산골부부의 인내라고 해야겠지 싶다. 그나저나 산골아낙은 녹두빈대떡에 비해 찰기가 없어 잘 부쳐지지않는 콩빈대떡을 맛있게 잘 부쳤다. 물에 불린 콩을 갈아 찹쌀가루를 조금 섞고 갖은 채소를 넣고 돼지고기를 조금 다져 넣어 맛있게 부친 것이다. 종이컵 한컵 분량의 콩을 갈았다는데 둘이서 실컷 먹고도 남아 냉동실에 얼려 두었단다. 우리가 손수 기른 콩으로 만든 음식이라 그런지 더 맛있고 마음 한켠 뿌듯함까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