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작 부자 그리고...간밤에 또 눈이 조금 내렸다. 기온은 영하 5도라서 그다지 춥지는 않다. 어제 제대로 날을 잡아 장작만들기를 하였구나 싶다. 다행이고 잘했구나 싶은 마음에 안도감이 느껴지고 뿌듯함으로 아침을 맞는다.
11월 말경에 산에 말려 둔 나무를 하루종일 땀을 뻘뻘 흘리며 주차장에 끌어다가 잔뜩 쌓아두었는데 속절없이 잦은 눈내림과 한파로 장작을 만들지 못하였다. 잘 마른 나무를 땔감용으로 알맞게 자르는 작업도 쉬운 일이 아니다. 전기톱이나 기계톱으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충격에 나무가 튕겨 나가기도 하고 톱날이 땅바닥에 닿으면 위험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제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모처럼 날씨가 마치 봄날처럼 따스했다. 장작작업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아침부터 촌부는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산골아낙은 손수레로 집으로 나르는 작업을 하였다. 바로 땔것은 데크에 장작집을 만들어 보관하고 나머지는 주차장의 장작집에 보관한다. 전기톱은 통나무를 자르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오전에는 잔가지를 자르고 통나무는 오후에 하려고 했지만 능률이 오르지 않았다. 일 못하는 사람이 연장탓을 한다는 말이 마치 촌부를 두고 한 말 같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마을아우가 올라왔다. 며칠전 통화를 하며 시간이 있으면 기계톱을 가지고 와서 나무를 좀 잘라 달라고 부탁했더니 잊지않고 올라 온 것이다. 어찌나 고마운지 구세군을 만난 느낌이 이런 것이리라. 촌부가 잘랐으면 아마 한이틀은 했을 것인데 불과 두어시간만에 그 많은 나무를 장작으로 알맞게 잘라 놓았다. 산골아낙은 고마움에 보답이라도 하듯 어제 장에 나가 사가지고 온 고기를 수육으로 삶아 배추와 함께 내놓았다. 지난 명절에 아들이 사가지고 온 양주까지 한병 내놓는 것이었다. 셋이 난로앞에 앉아 이런저런 산골살이 이야기를 나누며 잘 삶아진 수육을 노란 배추잎에 싸서 안주삼아 양주를 몇잔씩 마셨더니 기분이 그만이었다. 마을아우도 흐믓해하니 고마운 마음에 조금이라도 보답을 한듯하여 마음도 가벼웠다. 맛있는 새참을 끝내고 마을아우를 배웅하고나서 산골아낙과 함께 많은 나무를 장작집에 쌓아놓다보니 동짓달 짧은 해는 서산으로 꼴깍 넘어가 버렸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질때까지 힘든줄도 모르고 마무리를 하였다. 이제 올겨울 땔감걱정은 끝이다. 집에 올라오며 산골아낙이 하는 말이 걸작이다. "여보시오. 흰머리 영감! 이제 우리 장작부자다. 그치?" 라고...ㅎㅎ
참, 한가지 더 고마운 이야기...
어제 서울에서 친구들이 탁상용 달력을 보내왔다. 산골에서는 달력을 구하기도 쉽지않은데 너무 고맙다. 이박사, 유상무 고맙데이~ 너그들 복받을기다~^^
아하~ 촌부일기에 기록할 일이 하나 더 있네. 아침에 겉말리기를 하여 잘 마른 메주를 띄우기를 시작하였다. 전기장판에 볏짚을 깔고 메주를 얹어놓고 이불을 덮어 두었다. 발효를 시키는 과정인데 잘 띄워서 정월의 말날에 맛있는 간장과 된장을 담그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