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골살이 맛과 멋...어제는 참으로 자연의 힘은 대단함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하루였다. 아침기온은 영하 20도의 혹한이었는데 잠시였지만 한낮에는 영상 3도의 따스함이었으니 몇시간만에 일교차가 무려 23도를 넘나들었다. 이럴때 촌부는 자연의 오묘하고 위대한 힘을 피부로 느끼고 고마움이 마음에 스며 드는 듯하였다. 이런 고마움을 망각하고 가끔은 원망도 했고 미워도 했지만 우리는 자연을 사랑해야 하고 아껴야만 할 수 밖에 없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촌부의 생각인데...
거의 매일 저녁을 먹고나서 두어시간이 지나면 산골아낙은 앵무새처럼 늘 하는 말이 있다. "오늘 야참은 뭘 드시고 싶소?"라는 주관식 질문이 있는가 하면, "오늘 야참은 무엇 무엇 무엇이 있는데 뭐가 좋겠수?"라는 몇지선다형 객관식 질문도 있다. 반면 촌부의 대답은 "당신 뜻대로 하시구랴~" 이다. 그런데 어젯밤에는 갑작스레 어느 다큐프로에서 본 산골의 노부부가 야참으로 동치미 국수말이를 먹던 장면이 떠올라서 그게 어떠냐고 했더니 굿 아이디어라며 뚝딱 한그릇 말아왔다. 맑고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다 별다른 조미없이 김칫국물을 조금 섞어 간을 맞춰 색깔을 내고 동치미 무우를 채썰어 고명으로 가지런히 얹어 모양도 그럴 듯하고 한층 더 맛이 좋아 보이더니 아니나 다를까 무척이나 맛있었다. 평소에 촌부가 술마시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고 그다지 반기지않는 사람이 어쩐일로 반주로 소주까지 한잔하라며 내놓고 선심을 쓰는 산골아낙이 더욱 더 고맙다. 요즘같은 겨울날 출출한 저녁에 따뜻한 난롯불 앞에서 속까지 시원한 동치미 국수말이에다 소주를 한잔하는 맛도 맛이라 좋지만 이런 시간은 산골살이를 하며 즐기는 남다른 맛과 멋이 아닐까 싶다. 뭐 그다지 특별함은 아니지만 생각하기 나름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