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짧은 하루해...옛말에 "동지섣달 하루해는 노루꼬리 만큼 짧다"고 하더니 요즘은 하루해가 너무 짧다. 특히 촌부의 집은 산골이라 더 그런 것 같다. 뭐가 그리 급한지 오후 4시쯤이면 해는 서산으로 뉘엿뉘엿 저물어 간다. 한참 일을 해야할 시간인데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 어둑어둑하면 차갑기까지 하니 더 이상 일을 하기가 힘들다. 대신 동지섣달은 긴긴밤이 이어진다. 옛말에 "동지섣달은 닭서리한다" 라는 말이 있다. 긴긴밤 젊은이들이 사랑방에 모여서 일을 하거나 놀다가 출출해지면 야식으로 닭서리를 해서 삶아 먹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인심이 좋아서 괜찮았을지 모르지만 요즘은 큰일날 일이라 해서는 안될 것이다.
며칠전 산골아낙의 장작 걱정을 듣다보니 하루빨리 땔감용 장작을 더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차일피일 미룬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눈이 잔뜩 내리는 바람에 옆산 기슭에 말리려고 쌓아둔 나무를 끌어 내리지를 못했었다. 마음먹고 한나절을 나르느라 땀을 흘렸으나 오후에서야 모두 주차장까지 끌어 내렸다. 그 다음은 알맞게 잘라 장작을 만들어야 하는데 가느다란 나무를 조금 자르다보니 그새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차가운 바람이 몰려와 일을 중단하고 장비를 챙겨야만 했다. 꽤나 많은 양이라 며칠은 잘라야 할 것 같다. 이러다 또 눈이라도 내리면 일에 차질이 올텐데... 게으른 촌부 하루해가 짧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마음이 급하다. 허허~ 촌부 발등에 불이 떨어져 이제서야 허겁지겁 아등바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