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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이런 마음, 저런 마음


2025년 11월 11일 화요일

음력 乙巳年 구월 스무이튿날


한파영향예보가 내려졌다고 했다. 무슨 말이지?

생소한 예보라서 기상청 사이트에서 찾아봤더니,

영향예보는? 

'같은 날씨에서도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영향을 과학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예상하여, 

상세한 기상정보와 함께 전달하는 예보' 라고 한다.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 5도까지 곤두박질을 하고

서리가 내려 지붕이 하얗다. 아마도 이곳 산골에는

갑작스런 추위로 인한 일상의 불편함이 예상되어 

'한파영향예보'가 내려진 것이 아닐까 싶다.


어젯밤,

TV를 보다가 날씨가 궁금하여 바깥에 나가봤다.

그 시각이 9시 25분이었는데 벌써 기온은 영하로

떨어지고 지붕에 희끗희끗 서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문득 눈에 들어오는 장독대의 크고 작은 장독들이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그 느낌은 바라보는 나만의

생각뿐일 것이다. 모든 자연현상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그것은 우리네 사람들만이 느끼는 감정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사물은 그저 사물일뿐 우리들처럼

생각이나 감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정을

하게 된다. 나만의 생각이 장독들의 생각인냥...


이제 곧 추위가 다가오는데 얼마나 추울까?

주변에 함께하던 꽃들이 다 사라져 심심하겠지?

식물들은 동면을 하지만 사시사철 그 자리 그 모습

그대로 한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답답하진 않을까?

그렇긴 하지만 일년 365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거나 무덥거나 추워도 아랑곳하지 않고

간장, 된장, 고추장, 소금까지 꼬옥 품어안고서

주인장 식구들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애정어린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테지?

좀 엉뚱하지만 혼자 이렇게 생각하며 중얼거렸다.


주말 이틀을 쉬고 나간 식물원,

이른 아침에는 쌀쌀함을 느꼈지만 햇살이 퍼지고

너무나 맑고 파란 코발트색 하늘이 드러나 계절을

잊을 만큼이었다. 분명 지금의 계절은 초겨울인데

늦가을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하기사 다른

고장은 아직까지도 가을에 머무르고 있을 테니까.

그렇지만 식물원은 이제 겨울채비에 여념이 없다.

우리 시니어들의 일은 아니지만 어느새 꽃대를 다

자르고 베어내 아주 훵하다. 뿐만아니라 금강송을

제외한 나무들도 물들었던 잎파리를 거의 다 떨궈

벌거숭이가 되어간다. 지난 일요일 거세게 불었던

바람 때문에 탐방로 오솔길은 온갖 종류의 낙엽이

잔뜩 쌓옇고 나뒹굴고 있었다. 이 낙엽을 깔끔하게

치워서 마대에 담는 것이 우리 시니어들의 일이다.

꽤나 무거운 브로워에 연료를 가득채워 돌다보면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그러면 중간중간 짊어진 브로워를 내려놓고 쉰다.

어제도 그랬다. 동료들과 데크에서 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홀씨 하나, 이 녀석 바람에 날리다 데크에

불시착을 한 것이었다. 흙에 착륙을 해야지 내년

봄에 발아를 할 수 있는데 말이다. 무슨 꽃의 홀씨

인지는 모르겠으나 손을 집어 땅바닥에 내려놨다.

동료가 하는 말, "복 받으시겠네!"라고 하여 함께

웃었다. 이렇게 우리는 재밌게, 즐겁게 일을 한다.

낙엽이 다 떨어지고 나면 머잖아 눈이 내릴 것이다.

그러면 또 일부는 브로워를 짊어지고 눈을 치우게

될 것이다. 12월까지는 이렇게 일을 한다. 그리고

1, 2월 두 달은 겨울방학이다. 그리고 3월에 다시

재계약을 하여 열 달을 일하게 되는데 식물원으로

배치가 되기를 함께 일하는 동료들 모두가 희망을

하지만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다고 한다. 내년에도

지금 함께 일하는 동료들 모두가 식물원에 배치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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