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복이다, 큰 복이여!
2025년 11월 8일 토요일
음력 乙巳年 구월 열아흐렛날
이른 아침,
주말이긴 하지만 새벽 5시 20분 일찍 잠에서 깼다.
바깥에 나가보니 예보에도 없던 비가 내렸고 그때
까지도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기온은 하루사이
쑤욱 올라가 영상 8도, 우리네 서민들이야 따스한
것이 좋긴 하지만 하도 요즘은 날씨가 이상하기도
하고 예측불허의 모습이라 또 어떻게 변하게 될지?
어쭙잖은 촌부 생각에,
계절을 느끼며 산다는 것은 그만큼 일상의 여유가
있음이 아닐까 싶다. 특히 이맘때와 같은 간절기엔
더 그런 것 같다. 가을인가 싶으면 이미 지나간 듯
그것도 아니고 겨울인가 싶으면 한낮으론 따스한
햇살 나와 아직은 겨울이 아니구나 싶은 느낌이다.
이렇게 계절이 가고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음이라서
이 촌부도 이제 조금 시간도 그렇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듯하다.
어제는 이랬다!
아침 출근길은 영하의 기온, 하얀 서리와 함께했다.
일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햇살이 퍼지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따스함이라 얼굴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동료가 옆에서 하는 말이 재밌다.
"형! 지금을 가을이라고 해? 아님 겨울이라고 해?"
하더니, "올해는 가을이 너무 짧지요?"라고 물었다.
"절기상 입동에 서리가 내리고 있으니 초겨울인데
저기 보이는 물든 단풍을 보면 아직 늦가을이지!"
라고 말했더니, "그런 애매한 답이 뭐요? 이거다,
아니면 저거다 해야지요."라고 하면서 껄껄 웃었다.
"이 사람아! 바로 요즘같은 애매모호한 시기를 두고
간절기라고 하는 겨! 대기업 부장님 출신이 그것도
모르시나?"라고 했더니 "아이구 형님두! 대기업을
다니면 그걸 다 알아야 하는 거유? 그런 것 몰라도
잘만 일했다니까요! 형님은 글쟁이라 잘 아시나?"
라고 하여 모두가 함께 웃었다.
그렇긴 하다.
계절이 오고가는 원인을 알아도 그만이요, 몰라도
그만인 것이 우리네 산골사람들 특히 시니어들의
일상인 것이다. 하루 걸러 하루씩 이렇게 식물원에
나가 즐겁게 일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지 날씨에
민감할 필요가 없음이다. 마음에 딱 맞는 동료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좋아하는 꽃과 나무들을
실컷 감상하고 보면서 일을 할 수가 있음은 복이다.
이 나이에 받는 복 중에 가장 큰 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