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모닝가든 예초기 작업
2025년 11월 5일 수요일
음력 乙巳年 구월 열엿샛날
이른 아침,
영하 2도, 오늘도 여전히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어제 보다는 조금 나은 날씨지만 꽤나 쌀쌀하다.
점점 차가워지는 날씨는 겨울이 다가옴이겠지?
몸도, 마음도 겨울추위 대비하는 모드 돌입이다.
어제는 아침은 꽤 차가웠지만 햇살이 퍼지면서
늦가을 날씨로 변했다. 바깥일을 하기는 좋았다.
칼날 예초기를 꺼내 짊어졌다. 늦가을 접어들며
해야지 하면서도 다른 일에 쫓겨 시간을 못냈다.
바로 우리 식구들이 25년전부터 '모닝가든'이라
부르는 묵밭, 무성한 잡목과 온갖 풀들이 자라고
있으며 그곳에는 저절로 자라난 두릅나무가 꽤
많다. 또한 산죽(山竹)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곳,
이곳의 지목(地目)은 밭(田)이다. 우리가 이곳에
왔을 땐 낙엽송이 가득 조림되어 있었다. 3년전
군청에 신고와 허가를 득하여 모두 다 베어냈다.
사실 수령(樹齡)이 30년 가까이 된 것들이라서
늘 위험했다. 엄청 큰 키에 소나무와 달리 뿌리가
옆으로 얕게 뻗어 태풍이라도 불면 그냥 자빠지곤
하는 나무라서 걱정스러워 모두 다 베어낸 것이다.
사실 이곳은 밭이라서 정지 작업후에 뭔가 활용을
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있는 밭의 농사도 힘든
실정인데 더 추가한다는 것은 촌부의 능력으로는
한계에 부딪혀 그냥 방치해 두었다. 둘째네가 와서
활용을 해본다며 함께 낙엽송 잔가지를 정리하고
풀과 잡목도 베어내기도 했다. 허나 돌이 유난히
많은 밭이라서 장비를 불러 정지 작업을 하는 것도
비용이 너무나 많이 들어 엄두를 못냈다. 그 밭에
농사를 짓는다고 해도 심을 작물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또다시 방치한 그런 밭이다.
뭔가 좋은 묘안이 있겠지 싶어 또다시 두릅나무를
남겨두고 정리를 한 것이다. 특히 이곳에는 가시가
돋힌 잡목들이 많아 애를 먹었다. 덩굴성 식물들도
작업을 더디게 했고 예초기에 감기는 바람에 무척
힘들었다. 그렇지만 촌부가 누구인가? 시작을 했다
하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의 소유자다.
단시간에 끝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랬는데 예초기 다루는 솜씨가 늘어 능수능란한
것인지는 몰라도 의외로 생각한 것보다 순조롭게
일을 할 수 있어 반나절만에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예초기 작업이 아닐까 싶다.
그냥 들어가기도 힘들었던 무성한 잡목, 잡풀들로
우거져 무성했던 밭을 정리하여 속이 후련하면서
마음이 흐뭇하고 뿌듯하다. 몇 군데의 작업 흔적이
손발을 비롯 몸에 남기는 했지만 큰 상처는 아니다.
남다른 산골살이는 아니지만 이렇게 소소한 일에서
나름대로 보람을 찾는 촌부의 일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