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뒤늦은 자식된 도리를...
2025년 10월 19일 일요일
음력 乙巳年 팔월 스무여드렛날
아침 기온이 한 자릿수로 뚝 떨어져 곤두박질이다.
영상 7도의 아침은 옷깃을 여미게 했다. 오싹했다.
연일 비로 얼룩지더니 이젠 스산함에 저만치에서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가을을 밀쳐내고...
가을에 태어나 그런지 좋아하는 계절이 가을인데
그 계절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그냥 그렇게 맥없이
밀려나는 것이란 말인가?
오늘은 아침부터 바빴다. 그리 먼거리는 아니지만
아주 중요한 일정이 있었다. 가족모임을 갖기로 한
것이다. 둘째네와 함께 우리 효붕이를 몰고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국립이천호국원으로 향했다. 아내도
촌부도 다른 가족들도 마음의 짐을 드는 것 같았다.
지난해 12월 보훈청에서 국가유공자이신 장인어른,
아버님을 호국원에 모실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두 분은 6.25 전쟁에 참전하셔서 부상을 당하셨다.
장인어른은 부상이 심하여 평생 혜택을 받으셨고,
아버님은 강원도 간성전투에서 부상을 입어 후방인
제주도로 후송되었다가 36개월 복무를 못채우시고
의가사 제대를 하셨다고 들었다. 생전에는 어떠한
혜택도 없었는데 몇 해 전 6.25참전 국가유공자가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장인어른은 현충원에 모실 수 있었으나 마다하셨다.
두 분 다 생전에 절대로 산소를 쓰지말고 자연으로
보내달라고 하셨기에 수목장을 해드렸다. 유언이라
그렇게 해드렸으나 늘 마음 한 켠에는 죄스러움이
남아있었다. 다행히 보훈청 배려로 두 분의 명예를
남기고 지키며 기릴 수 있도록 위패봉안이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아니라 장모님도, 어머님까지
함께 모시게 되었다. 어르신들의 생전에 네 분은
아버님부터 장인어른, 장모님, 어머님 순으로 모두
한 살 터울이라 사돈지간이지만 친하게 지내셨다.
그래서 위패봉안 담당자에게 함께 봉안할 수 있게
부탁을 드렸더니 네 분을 나란히 함께 모셔주었다.
이또한 우리 양가 가족들은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이렇게 뒤늦게 나마 자식된 도리를 다 할 수 있어
다행이구나 싶고 관계자분들과 주변에 감사하다.
오늘은 처가쪽 가족들이 모여 위패봉안탑 앞에서
참배를 하고 기쁜 마음으로 인근 쌀밥집에서 함께
식사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 다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이번을 계기로
가족모임을 자주 갖자고 했다. 이제 다음은 우리
형제들과 함께 참배하고 가족모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