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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가을비로 얼룩진 긴 휴일


2025년 10월 8일 수요일

음력 乙巳年 팔월 열이렛날


근래 보기 드물게 긴 연휴가 이어진다.

지난 9월 27일부터 시작하여 오늘까지 12일째,

내일도 쉬고 모레 금요일 일을 하고나면 또 주말

이틀을 쉰다. 모두 합쳐 보름을 쉬게 되니 이것은

휴일이 아니고 거의 방학 수준이다. 가을방학....


그런데 휴일이 길어도 거의 가을비 내리는 날이라

제대로 즐기거나 일을 할 수가 없었던 얄궂은 명절,

하늘이 심술을 부려 대보름달도 못봤고, 명절이라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도 고생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마디로 말해 추적거리는 명절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지루하게 내리던 비는 그쳤다.

며칠만인지 기억도 가물가물, 가을비가 장맛비와

같이 오락가락 일주일 가까이 추적거렸던 것 같다.

주말부터 또다시 한 닷새 가까이 비가 내릴거란다.

가을에 비가 자주 내리면 안되는데 하늘의 뜻이라

거역할 재간이 없으니 괜시리 하늘을 올려다보며

투정을 부린다. '젠장, 비 좀 그만 내려보내슈!'


이른 아침, 앞산 허리에 걸쳐있는 구름이 정겨웠다.

요며칠 연일 내리는 가을비에 스산하고 눅눅하여

난롯불을 지폈다. 오늘 아침도 잠시 잠깐 지폈다.

여느해에 비해 이르고 자주 지피는 것 아닌가 싶다.

아무려면 어떤가? 우리가 좋으면 그만인 것을...


어제 오후 비가 내려 집안에만 있으려니 심심하고

하도 좀이 쑤셔 우산을 바쳐들고 나갔다. 집앞에는

산국이 예쁘게 잔뜩 피었다. 가을비 반기는 녀석도

있구나 싶었다. 이제 밭일은 거의 없다. 가을채소는

손볼 일이 별로 없고, 고구마는 순 꺾는 일 뿐이고,

고추는 풋고추 따먹는 정도, 대파도 뽑아먹을 만큼

잘 자랐다. 수확이라고 하기에는 어쭙잖은 애호박,

그래도 맷돌호박이 이따금씩 자연마트 장바구니를

채우곤 한다. 뒤늦게 맷돌호박이 애호박 조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우리도 실컷 먹고 지인들에게

나눔도 많이 하게되는 효자종목이 되었다. 고맙다.


목공실 옆쪽에 야생버섯이 꽤 많이 돋아나고 있다.

보기엔 글쿠버섯이 분명한 것 같은데 혹시나 하여

감히 채취할 용기가 나지않는다. 마을 아우와 함께

일하는 산꾼 아우에게 사진을 찍어 보냈으나 직접

보기전에는 확신을 할 수 없다는 답이 왔다. 그래,

언제부터 야생버섯을 채취했던가? 지금껏 버섯은

우리가 표고목에 기른 것만 채취하여 먹는다. 많은

종류의 식용 야생버섯이 있긴 하지만 정확히 아는

것 외는 함부로 채취하거나 먹으면 안된다. 지난번

식물원에서 산꾼 아우가 채취한 글쿠버섯과 같은

것 같아 자꾸 눈길이 간다. 그래도 채취는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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